팬택 C&I 컨소시엄 대행사 대표 등 입찰정보 빼돌려 무더기 기소
국회서 朴 연루 의혹 제기됐으나 검찰 "정보 전달 정황 없어" 결론
1조원대 수익 사업인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입찰 정보를 빼낸 입찰 브로커 업체 대표 서모(46)씨 등 5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던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의 연루 의혹이 불거졌으나 검찰은 서씨 일당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1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입찰방해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서씨와 최모(52)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에 가담함 이모씨 등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스포츠토토 사업을 주관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입찰 제안요청서 작성 용역 작업을 하면서 서씨 측에 관련 정보를 건넨 김모(45)씨도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팬택 C&I가 주간사로 있는 해피컨소시엄의 입찰 업무를 대행하던 서씨 등은 지난 해 1월 김씨를 통해 입찰자격 및 요건, 평가기준, 배점 등이 담긴 입찰 제안요청서 초안을 입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약 1,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 해 5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해피컨소시엄은 낙찰을 받은 케이토토 컨소시엄을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법정 공방을 벌였고 서씨 등은 이 과정에서 무단으로 법률사무를 담당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2014년 총 수익금이 1조825억원에 달하는 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스포츠토토 사업은 지난해 입찰 과정에서 많은 잡음을 낳았다. 특히 휴대용호출기(삐삐) 사업으로 시작해 굴지의 휴대폰 제조사 최고 경영자에까지 올랐다가 물러난 박 전 팬택 부회장(현 팬택 C&I 대표)이 서씨와 공모했을 의혹이 제기됐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공단이 작성한 사업제안요청서가 조달청 입찰 공고일인 지난 3월 4일보다 이틀 전인 3월 2일에 팬택 C&I 컨소시엄 측에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팬택 C&I에 자료가 넘어간 정황이 나오지 않았다”며 “오히려 서씨 측이 수사망이 좁혀오자 팬택 C&I가 자신들과 공모했다고 꾸며 팬택 C&I로부터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팬택 C&I가 변호사 자격도 없는 서씨 일당에게 입찰 대행 및 소송업무를 맡겼고 서씨 측은 팬택 C&I의 이익을 위해 일한 부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씨 일당의 사업비 5억여 원과 및 소송대리 비용 3억6,000여만 원 대부분이 팬택 C&I측에서 제공한 것도 의문을 키우고 있다. 박 전 회장 측은 스포츠토토 사업을 통한 재기를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토토 사업은 현재 해피스포츠 컨소시엄과 케이토토 컨소시엄 간의 법정 공방으로 수탁사업자를 결정짓지 못한 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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