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논란에 휩싸인 경찰 ‘차벽’이 일주일 만에 또 등장했다.
민주노총은 1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2015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장 구조 개악 폐기, 공적연금 강화 등을 요구했다. 행사를 마친 민노총 조합원 5만여명(경찰추산 2만2,000명)은 을지로와 보신각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되돌아가는 행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종로2가에서 예정된 경로를 이탈해 낙원상가 쪽으로 방향을 틀자 경찰은 재동로터리 운현궁 앞과 현대건설 앞, 안국로터리 북인사마당 앞, 공평로터리 옛 공평빌딩 앞에 총 12대의 차벽을 설치했다.
양측의 대치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가 경찰버스 창문을 부수고 창틀에 밧줄을 묶어 차를 끌어내려 했고,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과 소화기액을 살포하며 강경 대응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 참가자들이 주요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청와대 방향으로 집단 진출을 시도해 부득이하게 차벽을 세웠다”고 말했다.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간 충돌도 있었다. 유가족 120명을 포함한 시위대가 율곡로4길를 통해 청와대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를 쇠파이프 등으로 때리면서 차벽 무력화를 시도했다. 일부 과격 참가자들이 경찰 버스에 불을 붙이려고 시도하자, 다른 참가자들이 곧바로 이불 등으로 진화하는 일도 있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5차례 해산 명령을 내린 후 살수차를 동원, 물포를 쏘는 등 강력 대응했다. 경찰은 이날 불법 시위에 가담한 참가자 30명을 현장에서 검거해 혜화경찰서 등으로 호송했다고 밝혔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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