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제품에 섞인 이엽우피소
유해성 여부 놓고 전혀 다른 발표
양측, 조율 없이 "입장 불변" 고수
소비자 "정부가 불안 키워" 성토
한국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이번에는 소비자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이엽우피소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발표 내용이 전혀 달라 혼란을 키우고 있다. 서로 말이 다른 정부기관들의 혼선에 백수오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원은 지난달 22일 백수오 제품의 이엽우피소 검출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엽우피소는 간독성, 신경쇠약, 체중 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보고서가 있고, 국내에서는 식용 근거가 없는 등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그 근거로 중국 난징 레일웨이 의과대학 연구진이 실험쥐에게 사료와 함께 이엽우피소를 먹인 결과 암컷 쥐는 혈소판 감소, 수컷 쥐는 간기능이 저하되었으며 간세포 이상 및 사망까지 유발돼 식용 사용 금지 의견을 낸 논문을 제시했다.
하지만 8일 뒤인 지난달 30일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됐다고 발표하면서도 “이엽우피소는 국내에서 안전성의 문제가 아니라 식경험의 부재, 사용실태에 대한 자료가 없어 식품원료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최근 대만과 중국 정부가 이엽우피소를 식품원료로 인정하고 있는 등 외국 식용 사례와 국내 독성자문 결과를 종합하면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의 섭취로 인한 인체 위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 소속 공정거래위원회의 산하 공공기관인 소비자원과 같은 총리실 소속인 식약처가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에 대해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양 기관은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에 대해 다시 논의할 계획은 전혀 없다. 1일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원이 근거로 제시한 중국 논문은 신뢰성과 가치가 없다는 게 한국독성학회와 식품위생안전성학회의 의견”이라며 유해성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소비자원 역시 “유해성이 있다는 기존 발표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내츄럴앤도텍은 30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혀진 3월26~27일자 입고분은 제품이 생산되거나 유통되지 않았고,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은 문제가 된 원료와 달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주부 김모(61)씨는 “식약처가 검사한 원료의 입고 날짜가 다르다고는 했지만, 1월과 4월의 실험결과가 서로 다른 것이 잘 납득되지 않는다”며 “그러니 이전 제품은 먹어도 된다는 내츄럴앤도텍의 설명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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