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를 맞아 전국의 산과 바다엔 상춘객으로 넘쳐나고 있다. 특히 원화 대비 엔화ㆍ유로화의 약세로 일본과 유럽 등 해외를 찾는 여행객들도 급증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계절의 여왕’ 5월을 기다렸다는 듯 여행주의 상승세가 하늘을 찌를 기색이다.
국내 1등 여행사 하나투어 주가는 지난달 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다 현재 잠시 숨 고르기 단계에 접어든 모습이다. 하나투어 주가는 지난해 12월 22일 최저치인 7만4,900원으로 출발해 지난달 22일 13만8,000원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 30일 현재 12만7,5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주가가 너무 올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출국자 증가 흐름이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여름 휴가 시즌인 8월까진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행수요 급증에도 지난 2년간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횡보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제야 적정 수준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회사인 하나투어 재팬의 실적 개선이 확인되고 7월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한층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레저ㆍ엔터테인먼트 담당 전문 애널리스트인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수석연구원과 함께 하나투어 글로벌 경영관리본부장인 김진국 전무를 만나 하나투어의 사업 현황과 전망을 들어봤다.
2007년 성장세 재현 기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
올해 영업이익 570억 이를 듯
'하나프리' 브랜드 자유여행 강화
넘버원 '문화 관광 유통그룹' 목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은
인천공항 이어 시내 면세점 입찰
국내외 호텔사업 확대 가속도
FTA 힘입어 中시장 기대감 커져
대주주 지분 매각은 파트너십 차원
올 초부터 주가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 지금 주가를 꼭짓점이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소득이 늘면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다들 여행이라고 말한다. 여행사업이 성장산업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나투어 주가는 2007년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 지난 7년 8개월간 각종의 외부요인으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점차 개선되며 지난 2007년에 경험한 높은 성장세를 재현할 태세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올해 하나투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6배 수준이지만 2007년 최고가일 때(당시 PER는 44배)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성장은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국내의 해외 여행객 수가 1,500만명이었고, 2020년까지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 지금 현 상황은 이 같은 성장 곡선 상에 있는 것이다. 여행업은 해외 관광객을 국내로 유치하는 인바운드 사업이 중요하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1억명으로 2020년까지 4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70%는 홍콩과 마카오 등으로, 30%는 한국과 일본 등 제3국을 찾는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670만명이었지만 2020년이면 어림잡아 1,700만명에 달할 것이다. 또 올해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은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단지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만을 놓고 봐도 앞으로 여행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엄청나다. 따라서 현재의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고밖에 볼 수 없다.”
올해 탄탄한 실적이 높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그 배경과 올해 전체 영업 전망은.
“올해 1분기 실적은 아직 공시 전이라 언급이 어렵지만, 시장 컨센서스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5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91억원)대비 7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분기실적으론 역대 최대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태국과 필리핀 등 동남아와 일본의 현지 이슈로 그 동안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며 성장률을 주도하고 있고 환율과 유가(유류할증료 인하) 등 주요 환경 또한 여행수요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산업 특성상 매년 3분기가 최대 성수기다. 올해 매출은 이미 공시한 대로 지난해 대비 30% 정도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57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 자유여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하나투어는 패키지여행 부문에서 국내 1위이지만 자유여행 부문에는 다소 미진하다는 분석이 많은데.
“하나투어는 지난해 전체 출국 인원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20.2%(계열사 포함 23.5%)를 차지했다. 여기서 20.2%라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여행업계에서 2위와 2배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행산업의 특성상 점유율이 상승하면 가격 경쟁력이 강화돼 다양한 상품 구성과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더욱 높일 기회가 생긴다. 두 번째는 국내 여행산업의 압도적인 1위를 차지고 있는데 점유율이 20.2%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하나투어는 패키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항공과 호텔 등의 공급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해 개별 자유여행 시장의 볼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자유여행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기획과 업계 최고의 콘텐츠를 활용해 가격ㆍ서비스 차별화 등을 통해 경쟁우위의 상품 판매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하나투어의 개별자유여행 브랜드인 ‘하나 프리(Free)’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여행업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무엇을 준비하나.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비즈니스 중에서 여행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2020년 글로벌 넘버1 문화관광 유통그룹이라는 목표로 관광산업의 영역을 문화사업으로 확장하고 여행서비스의 유통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가장 두드러지게 진행되는 사업으로 인바운드 사업과 호텔사업, 면세점 사업 등이 있으며 이들 모두가 각각 성장성이 높은 산업들로서 여기에 이들 간의 시너지 효과가 더해진다면 하나투어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나투어가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어떤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인가. 또 현재 추진 중인 시내 면세점 사업 허가 진행 상황은.
“면세점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어서 대기업만 하는 사업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는 중견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방침에 따라 올 11월부터 하나투어가 속한 중소ㆍ중견기업 컨소시엄인 에스엠이즈듀티프리가 인천 공항 면세점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증자를 통해 하나투어는 최대 사업자가 됐고, 기존 인ㆍ아웃바운드 비즈니스와의 시너지 창출은 물론 면세유통 사업을 통해 중국 대형 여행사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더 수월해졌다. 또 6월에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한다.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는 대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ㆍ중견기업에 할당된 사업허가권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선정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고 본다. 면세유통사업의 경우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한국 방문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데, 여행사의 경우 기존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 고객 확보에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나투어는 면세물품을 판매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기존 사업과 연계해 우리나라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사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하나투어의 호텔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호텔사업 현황을 소개해 달라.
“2012년 서울 인사동에 센터마크호텔을 처음 열었고 2013년엔 명동에 티마크 호텔을 오픈했다. 2016년 초에는 남대문에 인송빌딩을 리모델링한 제3호 호텔을 오픈해 서울에서 총 1,000개의 객실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특급 대형호텔들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호텔들은 여행업과 연계돼 오히려 객실이 부족한 상황이다. 앞으로 2020년 중국 관광객이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볼 때 우리로서는 시내에 더 많은 객실 확보가 필요하다. 또 하나투어는 해외에서도 호텔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해외 유명한 휴양지 대형호텔들은 중국과 일본 여행사들이 호텔 전체의 객실을 장기간 확보하고 있어 우리 고객들의 객실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초에는 일본 삿포로의 한 호텔을 매입해 티마크씨티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태국 파타야에도 하나투어 고객을 위한 호텔 운영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 관광객이 많은 중국 장가계의 한 현지 호텔에선 최근 우리 브랜드를 사용하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올 정도다. 하나투어는 앞으로도 호텔 체인사업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확장해 기존 여행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중국 여행서비스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투어의 준비와 향후 전략은.
“한중 FTA 협정문에는 중국 정부가 한국여행사의 중국 내 해외여행 영업을 장려하고 라이선스 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08년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한 하나투어는 외국인의 중국여행과 중국인의 중국여행 등의 사업을 하면서 중국시장에 대해 이해하고, 새로운 기회가 열리기를 준비해왔다. 최근 법무부로부터 중국 지역 비자신청센터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중국 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하나투어 독자적인 영업보단 중국 현지 대형여행사들과의 협업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협업을 위한 하나투어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면세점 비즈니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앞으로 글로벌 여행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시장을 국내로만 제한해선 경쟁력을 살리기 어렵다. 시장을 동북아로 확장하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근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했는데, 그 배경은.
“사모펀드 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오래전부터 하나투어 지분 확보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파이낸싱 전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최근 대량거래로 인한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주주의 지분 매입을 요청해왔다. 하나투어 입장에선 신사업과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파이낸스 분야의 전문적인 역량을 필요한 입장이었다. 우호적인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대주주가 보유한 20만주의 주식을 이 업체에 매각하게 됐다. 하나투어는 스틱에서 추천하는 파이낸스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비 상무이사 1인을 선임했고, 스틱으로부터 글로벌비즈니스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역량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주주 지분 매각은 스틱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체결을 통한 상호 이익 추구를 위해 이뤄진 것이다.”
장학만 선임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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