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00만달러 들여 ML서 영입
국내 데뷔전도 못하고 통증 호소
태업설 풍문에 양 감독 "기다린다"
‘미스터리 맨’ 한나한(35ㆍLG)이 이번 달에는 1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
LG의 외국인 타자 한나한은 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내 데뷔 무대를 치르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재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허리 통증까지 발생했다. 100만 달러를 들여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LG 입장에선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구단은 퇴출보다는 기다림을 택하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도 “이런 경우는 없었을 거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한나한을 기다리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양 감독은 “한나한이 1군 경기에 나선다고 해도, 잘 할 수도, 못 할 수도 있다. 그래도 기다리고 있는 이유는 한나한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아깝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나한은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614경기에 나서 타율 0.231, 29홈런 175타점을 기록한 베테랑 내야수다. 양상문 감독은 “부상 때문에 경기를 못 뛰고 있지만, 그 정도의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뽑기도 쉽지 않다”며 한숨을 삼켰다. 이어 “방망이나 수비, 타격이 다 괜찮은 선수다. 타격이 파워풀 하진 않아도 굉장히 정확하다. 수비도 벨이나 퀼란 만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참고 기다리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한나한의 태업설이 나오기도 했다. 경기를 뛰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뜻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그랬다면 ‘안 되겠다’고 진작에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나한 본인도 애쓰고, 해보려고 하는 게 보인다. 능력이 있는 선수인 만큼 경기에 뛰는 걸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일찌감치 교체의 칼을 빼 들었을 수도 있다. 양 감독은 “4월에 팀 성적이 안 좋았다면 일찌감치 교체를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도 꾸역꾸역 버티면서 오지 않았나. 한나한이 온다면 전력에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류제국과 우규민 등 주축 선수들의 합류가 불발되면서 고전이 예상됐으나 4월까지 5할 승률을 맞췄다.
아직 퓨처스(2군) 리그에서도 뛰지 못한 한나한은 조만간 2군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양 감독은 “아마 다음주쯤 2군 경기에 출전할 계획이다. 뛰는 걸 보고 1군 콜업(승격)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구=김주희 기자 ju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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