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고교 1학년부터 적용되는 문ㆍ이과 통합교육과정에서 수학의 목표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 완화다. 1일 공개될 예정인 수학 교육과정 시안에는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던 일부 수학 개념들이 제외됐다. 다만 최고난도 수학 개념인 미적분 등이 여전히 선택과목으로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방향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실질적인 수학 학습 부담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안에 따르면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수열’, ‘지수와 로그’는 고교 2학년(기존 1학년 과정)에서 배우도록 했고,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 ‘근과 계수의 관계’ 등은 삭제되거나 기본적 개념만 다루도록 했다.
?고교 수학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한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고교 1학년 수학은 모든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기본적 소양을 중심으로 재구성했고,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학습할 수 있도록 진로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중학교 수학은 대부분의 단원에서 난이도가 높은 ‘활용 문제’를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정된다. 미지수가 2개인 연립일차방정식, 원주각의 성질 이해 등 어려운 문제들이 교과서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교육과정 개발진은 또 교사들이 마음대로 어려운 문제를 내지 않도록 ‘평가상의 유의점’을 신설해 ‘도수분포표에서 (어려운 문제인) 계급 값을 이용해 평균을 구하는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식의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분수와 소수의 혼합계산, 원기둥의 겉넓이와 부피 구하기 등의 내용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은 중학교에서, 중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은 고등학교에서 배우게 하는 등 교육과정을 재편성하고 내용도 적정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적분이나 기하 등 대학에서 배울 내용들이 여전히 고교 수학 과정에 포함돼 있고, 교과서가 쉬워지더라도 수능이 어렵게 출제될 경우 사교육 의존도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교육과정을 쉽게 바꿔도 수능에서 문제를 꼬아 내면 사교육ㆍ선행학습 완화는 불가능하다”며 “현재 교육과정 개발이 수능 출제와 연계돼 있지 않는 것은 한계”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최수일 수학포럼대표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의 내용을 대폭 줄여야 하지만 수학 교수들이 ‘학력 저하’ 등을 이유로 반대해 과감한 축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대변할 전문가가 개발진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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