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경찰이 또 다시 비무장 10대 청소년을 용의자로 오인해 총을 쏴 죽인 뒤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찰청은 29일 롱비치시 경찰국 소속 경찰관이 헥토르 모레흔(19)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경찰의 총격사건은 23일 오후 경찰이 가택침입과 기물파괴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발생했다.
롱비치 경찰은 “당시 출동한 경찰관 중 한 명이 유리창 너머로 집 안에 있던 모레흔을 발견했다”면서 “모레흔이 경찰관에게 몸을 돌려 무릎을 굽혀 총을 겨누는 듯한 행동을 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주장한 것과는 다르게 사건 현장에서 총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레흔은 경찰의 총격을 받은 뒤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 출혈 등으로 숨졌다.
모레흔 측 변호사인 소니아 메르카도는 “경찰은 지금껏 피해자 측에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알려주지 았았으며, 모레흔에게 몇 차례 총격을 가했는지도 함구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경찰은 모레흔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기기 전 모레흔의 엄마 루시아가 아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왔음에도 이들의 접견조차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레흔의 엄마 루시아는 “아들이 구급차에 실리면서 ‘엄마, 이리 오세요, 이리 오세요’라고 하는 말을 듣고 내가 모레흔의 엄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는데도 경찰은 구급차에 함께 타는 것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모레흔의 변호사는 LA 카운티 검찰청이 조사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도 “이해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종종 경찰 측에 유리하게 현장 증거가 훼손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조사는 법무부나 다른 경찰국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LA 남부 흑인 밀집지역에서 20대 흑인 청년 이젤 포드가 (24)는 경찰의 정지명령을 받고 차를 정차한 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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