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옆 이중주차도 다반사
업체·주민 불편… 사고위험 노출
차주 "터미널 주차금지조건 입주"
터미널 측 "주차비 아끼려 불법주차"
포항철강공단 내 주요 간선도로가 화물차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단 내 도로 하위차로는 이미 화물차주차장이 된 지 오래고, 일부 지역은 이면도로까지 화물차가 점령해 입주업체와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포항시 남구 대송면 포항철강3단지 내 왕복 4~8차로의 송덕로 양쪽에는 운행이 적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깥 1개 차로는 불법주차 화물차 차지다. 화물터미널 바로 앞 도로변에도 초대형 트레일러와 카고트럭이 점령하고 있다. 인도는 소형트럭 차지다. 승용차 옆에 화물차가 이중으로 주차 중인 구간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출퇴근 교통체증은 물론 야간 추돌사고 위험도 높다는 지적이다.
박모(55ㆍ자영업)씨는 “매일 이 길을 다니는 사람도 밤에는 불법 주차 차량으로 신경이 쓰인다”며 “초행자나 오토바이운전자 등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4월 현재 포항시에 등록된 대형 화물자동차는 4,400여대. 상당수가 도로변에 불법으로 밤샘주차를 하고 있고 민원이 잇따르지만 올 들어 화물차 밤샘주차 단속실적은 28건, 과태료 540만원 부과에 그치고 있다. 철강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화물운수업체와 차주들에게 매몰차게 단속하기 어려워 계도 위주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화물차 운전자들은 공단 내 물류터미널이 있지만 주차요금이 비싼데다 주차 자체를 막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일이 운영하는 철강공단내 화물터미널에는 5만9,831㎡ 부지에 445대를 주차할 수 있는 화물자동차 전용주차장이 있지만 주차 중인 화물차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포스코가 생산한 코일 등 철강제품이 잔뜩 쌓여 있다. 사정이 이렇자 포항시의원들도 지난 1월 터미널을 방문해 삼일 측에 야적 중인 철강제품을 치워줄 것으로 주문했을 정도다. 터미널에 입주한 운수업체 관계자는 “삼일이 입주 조건으로 사무실만 운영하고 주차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해 터미널 밖에 불법주차를 해 놓고 일을 보고 있다”며 “설사 주차를 허용하더라도 월 주차비 20만원은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일 측은 불법주차는 차량에 비해 부족한 주차장과 월 20만원의 주차비를 아끼기 위한 차주들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삼일 측 관계자는 “지난해 시내에서 철강공단으로 터미널을 옮기면서 월 주차요금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리자 차주들이 터미널 주차를 외면하고 있다”며 “민간기업 입장에서 차주들을 위해 손해를 볼 수는 없지 않냐”고 항변했다.
대안으로 운전자와 차주들은 화물차 공영주차장 조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포항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데 100억 원 이상 비용이 필요하고 연간 운영비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부지와 함께 운영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조속한 시일 내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