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봉중근
[대구=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승리는 거뒀지만 걱정은 변함이 없다.
LG는 2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7-4로 이겼다. 8회까지 2-4로 뒤져 패배가 예상됐으나 9회초 상대 마무리 투수 임창용을 두들겨 점수를 뒤집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강팀을 상대로 거둔 극적인 역전승인 만큼 팀의 분위기도 한결 더 좋아졌다.
하지만 수장의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29일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양상문 LG 감독은 전날 승리에 대해 "이겨도 걱정되는 게 있다"며 한숨을 삼켰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져 있는 마무리 투수 봉중근 때문이다. LG는 전날 7-4로 앞선 9회말 봉중근 대신 이동현이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봉중근은 올해 힘든 출발을 하고 있다. 9경기에 나와 승리없이 2패 3세이브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21.21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 난타당하는 일이 잦아 팀에서도 고민이 크다. 양상문 감독은 당분간 조금 편한 상황에서 봉중근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양 감독은 "어제 승리가 팀으로 볼 때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등 의미가 크다. 그런데 결과를 놓고 보면 어제 중근이를 내야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점차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LG 불펜에서는 정찬헌과 이동현이 몸을 몸을 풀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대거 5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졌다. 양 감독은 "동점이 되면 정찬헌과 이동현을 내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추가점이 나면서 중근이가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양 감독은 "이기고 난 다음에 보니 '무리를 해서라도 중근이를 냈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마음이 남는다"고 입맛을 다셨다.
팀의 마무리 투수를 맡고 있는 봉중근이 양상문 감독에게는 가장 아픈 손가락인 셈이다. 팀의 주축 선수로서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더욱 마음 고생을 할 선수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양 감독은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서로가 큰 상처를 안 받아야 하지 않나. 3~4세이브를 추가한 뒤 한 번 정도 실패를 하면 괜찮을 텐데 연속으로 잘못하면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더 신중하게 (등판 시점을)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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