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와이시티 거주자 수십명 확인
충남 천안지역 일부 중학교 학구의 위장전입으로 교육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이 내년 시행하는 고교평준화를 앞두고 선호하는 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전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교육계가 긴장하고 있다.
28일 천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일부 중학교에 학구가 다른 아산시 소재 ‘와이시티’ 아파트 거주 학생들이 상당수 재학 중이다. 교육청은 이들 학생 상당수가 위장전입으로 입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와이시티 아파트는 행정구역이 아산시로 이곳 초등학생 학구는 천안 서당초교, 중학교는 아산 설화중이다. 설화중은 아파트로부터 직선거리로 1.4㎞나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통학거리가 훨씬 짧고 선호도가 높은 천안지역 중학교 배정을 받기 위해 해당 학교 인근으로 위장전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호하는 학교는 천안 ‘서부 제2구역’6개교 가운데 불당중, 월봉중, 쌍용중 등 3개교. 이들 학교는 아파트에서 가깝게는 500m거리다. 월봉중에는 한 학년에 20여명이 와이시티 거주자로 파악됐다.
그러나 같은 학구라 할지라도 통학거리가 3㎞가 넘는 봉서중, 계광중, 서여중에 배정되면 진학을 포기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중학교 신입생 공개추첨에서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되면 이사를 사유로 ‘배정 포기서’를 제출하고 아산지역 다른 학교로 ‘재배정’신청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아산 재배정 신청건수는 지난해 19건, 올 현재 18건으로 파악됐다.
와이시티 거주 학생이 재배정을 받을 경우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설화중에 갈 수 있고 아산시가 운영하는 ‘등교형 마중버스’ 이용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위장전입으로 집 근처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천안 학생과 학부모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올해 위장전입 등의 여파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사례가 봉서중 50명, 계광중 33명, 서여중 65명에 이른다.
특히 내년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시행을 앞두고 위장전입을 사전에 차단해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준화 시행과 고교배정 방법 등 세부사항이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선호도가 높은 학교 주변으로 위장전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 외곽지역과 구 도심에 위치한 고교들은 벌써부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50)씨는 “집이 가깝고 좋은 환경에서 자녀를 교육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피해 학생이 발생하고 있다”며 “교육당국의 세심한 관심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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