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염경엽 넥센 감독이 결국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의 1군 말소 카드를 빼들었다. 넥센 관계자는 27일 엔트리에서 제외된 스나이더에 대해 "외국인 선수 교체는 절대 아니다. 1군과 계속 동행하면서 차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넥센의 외국인 타자 적응기가 올해도 쉽지 않아 보인다. '화룡점정'을 원했으나 '사족'이 돼가는 모양새다.
타선이 강한 넥센은 강타자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올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라인업이 지난해와 비교해 대거 교체됐으나, 여전히 '핵타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강력한 타선만큼은 변함이 없다. 아쉬움이 있다면 강력한 타선의 공격력을 더욱 강하게 할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은 작기만 하다.
지난해 넥센은 외국인 타자 로티노를 영입했다. 당초 염경엽 넥센 감독은 2014 시즌을 앞두고 "로티노가 3번 타자를 맡아 타율 0.270, 10홈런 60타점 정도를 해줬으면 좋겠다. 도루도 20개 정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외국인 타자에게는 다소 '낮은' 바람일 수 있지만 염 감독은 홈런타자가 많은 팀인 만큼 로티노가 중간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잘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난조를 보인 로티노는 하위 타순을 전전했고, 부상과 부진으로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며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결국 그는 주포지션인 외야수는 물론 포수와 1루수로도 나서며 '틈새시장'을 공략해 한 시즌을 버텨냈다. 지난해 79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306(216타수 66안타) 2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넥센은 로티노 대신 스나이더를 택했다. 지난 시즌 중반 대체 선수로 LG에 합류한 스나이더는 37경기에서 타율 0.210, 4홈런 17타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타율 4할대의 맹타를 터트리며 한국야구에 완전히 적응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염 감독은 스나이더가 6번타순을 맡아 중심타선의 뒤를 받쳐주길 바랐다. "20홈런 이상은 쳐줄 것 같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하지만 스나이더는 시즌 중 한국야구에 처음 데뷔한 지난해보다 더 고전하는 모습이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타율 0.184(56타수 9안타), 8타점에 그치고 있다. 그가 부진한 사이 넥센에서는 고종욱과 박헌도 등 새로운 얼굴들이 활약하며 스나이더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좀처럼 감을 찾지 못하는 그를 위해 염 감독은 4월 초 사흘간의 '휴가'를 줬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스나이더를 결국 쓸 선수이긴 하지만 무조건 선발은 아니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떠한 처방에도 스나이더의 방망이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주전 야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마저 이처럼 힘을 쓰지 못하니 팀에서도 더욱 답답할 수밖에 없다.
사진=넥센 스나이더.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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