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라 래드클리프, 런던 마라톤 2시간36분55초 완주후 은퇴
여자마라톤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파울라 래드클리프(42ㆍ영국)가 2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마라톤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래드클리프는 2003년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 15분 25초로 여자마라톤 세계기록을 수립했다.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마라톤 여왕’으로 불리는 그가 27일
런던마라톤을 끝으로 은퇴했다고 BBC등 외신들이 전했다.
마라톤을 좋아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7세에 육상에 입문한 그는 크로스컨트리와 장거리 선수로 활동하다 2002년 마라토너로 전향했다. 29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로 마라톤에 도전했지만 그는 데뷔전이었던 2002년 런던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 당시 그의 기록은 세계최고기록에 버금가는 수준이었고, 정확히 1년 뒤 같은 대회에서 그는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후 세 번의 런던마라톤 우승(2002, 2003, 2005)과 세 번의 뉴욕마라톤 우승(2004, 2007, 2008) 등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그는 마라토너로서 승승장구했지만 유난히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세계기록 경신 다음 해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렸던 그는 대회를 2주 앞두고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소염제를 복용했던 그는 부작용 때문에 36Km 지점에서 기권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4년 동안 이를 갈았던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했으나 대퇴골 피로골절 때문에 2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또 4년 뒤 자국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골관절염 수술을 받아 대회에 참가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의 마라토너 인생은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수술 후 근 3년 동안 끊임없는 재활과 훈련을 통해 재기에 도전했고 이번 런던마라톤에서 풀코스(42.195km)를 완주했다. 2시간 36분 55초라는 기록은 그의 최고기록에 훨씬 미치지 못 하지만 완주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그는 완주 후 “런던의 마법이 내가 완주할 수 있게 도와줬다”며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이번 대회 기록은 내년에 열릴 리우 올림픽 여자마라톤 참가 자격 기록인 2시간 42분보다 빠른 것이어서 아직도 그가 세계적인 마라토너임을 증명해준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래드클리프를 보기 위해 마라톤 코스에는 75만 명의 관중이 모였다. 팬들에게 그는 손을 흔들며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그는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결승점에 들어올 때 옆에서 함께 뛰던 선수의 손을 잡았다. 1981년 제1회 런던마라톤이 열렸을 때 미국의 딕 비어즐리와 노르웨이의 잉게 시몬센이 손을 잡고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관중들이 내게 몰려들었을 때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랐다”며 “그 순간이 나에겐 정말 특별했고, 평생 그리울 것이다”며 은퇴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금보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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