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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ㆍ24 후 첫 대북 비료지원, 남북관계 안정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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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ㆍ24 후 첫 대북 비료지원, 남북관계 안정화 계기로

입력
2015.04.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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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5년 만에 대북 비료지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통일부는 어제 재단법인 에이스 경암(이사장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이 신청한 온실 설치용 비닐과 파이프 등 농자재, 비료 15톤 등 2억 원 상당의 인도적 대북지원 물품 반출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안 이사장 등 재단관계자 7명은 오늘 지원물자를 싣고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북, 안 이사장 고향인 사리원 지역에서 텃밭과 온실조성 작업을 돕고 내달 2일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 24일 한미연합 독수리훈련 종료에 맞춰 이뤄진 대북 비료지원 허용은 그간 경색을 면치 못했던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독일 방문 중 발표한 드레스덴선언에는 북한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복합농촌단지 조성사업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대북 농자재 및 비료지원 허용은 그와 맥락이 닿아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고 지원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인도적 지원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대북지원 실적이 없는 단체들도 인도적 지원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문턱을 낮춘 것도 같은 흐름으로,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을 활성화를 염두에 둔 조치다. 내달 하순에는 정부 지원 아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이 여사의 방북지원 의사를 밝혔었다. 모처럼 남북관계에 훈풍이 도는 분위기여서 여간 반갑지 않다. 이런 계기를 잘 살려서 보다 안정적인 교류협력과 화해로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물론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탈북자 단체의 기습적인 대북전단 살포 등 돌발 변수가 적지 않고 개성공단 최저임금 협상, 5ㆍ24조치 해제 등의 난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후에도 “대화는 꿈도 꾸지 말라”며 여전히 대결적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비료지원 등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반짝 했다가 돌발 악재에 의해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긴장상태로 되돌아 갔던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한껏 높아졌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일이 잦으면 국민들의 대북 피로도만 높아지고 남북 당국간에도 불신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단발적ㆍ일시적 남북관계 호전은 득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다. 따라서 연례적인 군사훈련이나 돌발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남북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하늘만 쳐다보는 천수답 농사가 아니라 가뭄이나 큰 비에도 끄떡 없는 관계농사처럼 남북관계도 안정적 기반을 만들어 가야 한다.

미ㆍ중 패권경쟁 심화와 미ㆍ일 밀착 강화 등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의 안정적인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성완종 리스트로 초래된 위기 수습이 다급하겠지만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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