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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부룬디 유혈사태… "3선 연임은 위헌" vs "직선제론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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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부룬디 유혈사태… "3선 연임은 위헌" vs "직선제론 두번째"

입력
2015.04.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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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에 실탄 발사 사망자 속출

1만여명 르완다 등 피난길 올라

26일 아프리카 부룬디의 수도 부줌부라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액을 뿌리고 있다. 부줌부라=로이터 연합뉴스
26일 아프리카 부룬디의 수도 부줌부라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액을 뿌리고 있다. 부줌부라=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소국 부룬디가 핏빛 시위로 물들고 있다. 부룬디에서 올해 6월26일 열릴 대선을 앞두고 현 대통령이 장기 집권 의도를 드러내면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무력 진압에 나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부룬디 집권 여당인 민주수호국가평의회-민주수호군(CNDD-FDD)은 25일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은쿠룬지자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3연임을 하게 된다. 은쿠룬지자는 2005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선출된 데 이어 2010년 국민투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은쿠룬지자의 3선 연임 도전은 대통령의 임기를 두 번으로 제한한 부룬디 헌법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룬디 시민들은 은쿠룬지자가 이번 대선을 결국 장기 독재체제 구축을 위한 발판으로 이용하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은쿠룬지자는 국민 직접투표에 의해서는 아직 한 번 밖에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26일 부룬디 수도인 부줌부라 곳곳에서 은쿠룬지자의 3연임 도전을 비난하는 시위대와 이를 막아 서려는 경찰이 잇따라 충돌했다.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불붙은 타이어를 굴리며 격렬하게 저항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에 이어 실탄까지 사용하면서 은가가라와 무사가 등의 지역에서 2명이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지도자 프로데부 레온스 은겐다쿠마나는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 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찰과 집권 여당 민병대가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현지 언론매체는 거리 시위에 나선 많은 시민들이 부상을 당했으며 경찰관들도 시내 중심가로 가두 행진하려는 수천명의 시위대를 막아서면서 돌에 맞아 부상 당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가 라디오 방송국 등을 통해 정부 비판 발언을 쏟아내자 부룬디 정부는 방송국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900만 가량의 작은 나라인 부룬디는 인접국인 르완다에서 투치족과 후투족의 분쟁 여파로 1965년부터 1993년까지 학살과 보복이 이어져 약 25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05년에야 간신히 평화헌법 제정을 통해 휴전에 합의했지만 올해 6월26일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시위가 격화될 것으로 보여 또다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유혈사태를 피해 현재 약 1만명의 부룬디 시민들이 르완다 등지로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은쿠룬지자의 이번 대선 도전으로 부룬디가 평화적인 정권이양을 통해 민주주의를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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