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후 상대 후보들과 '러브샷'
지역경제 활성화에 너 나 따로 없어
조선경기 등 침체로 철강수요 위축
중국산 저가공세 등으로 내우외환
경북 최대 상공인단체인 포항상공회의소 22대 회장에 윤광수(58) 해광공영 대표가 선출, 이달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당초 포항상의 회장에는 윤 회장을 포함해 3명이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선거 말미 두 후보가 차례로 중도 사퇴하면서 윤 회장이 당선됐다. 그러나 두 명의 후보가 물러나기까지 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상의 안팎으로 잡음이 적지 않았다. “선거를 치르고 살이 많이 빠졌다”는 그는 “선거 과정 불거진 내부 갈등을 봉합하기도 시간이 빠듯한데 침체돼 있는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해쳐나갈 일도 산더미같아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임기 3년의 윤광수 신임 포항상의 회장을 만났다.
_상의회장이 돼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배경과 끝까지 남은 이유가 궁금하다.
“상공회의소 상공위원들의 추천으로 회장에 나서게 됐다. 본래 무슨 일이든 결정하기까지 굉장히 고심하는 편인데 한 번 결심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다. 주변에서 권유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다. 친형이 국회의원 선거에 두 번 나가 고배를 마시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에 선거라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상의 회장인데 국회의원 선거보다는 덜하겠지 했지만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힘들었지만 믿고 지지한 분들을 생각해 버텼다.”
_경선 과정의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선 이 자리를 빌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상공인의 화합 위한 대의를 위해 포항상의 회장에 불출마 선언을 했던 박병재 범한산업 대표와 허상호 삼도주택 회장에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 허 회장과는 당선 후 한 행사장에서 만나 러브샷까지 나누며 서로 의기투합했다. 또 박 대표는 친동생과 친구사이로 예전부터 가까워 앙금이 남을 수 없다. 앞으로 회원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경제인들의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자주 가지려고 한다.”
_포항경제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
“국내외 경기침체로 포항지역도 제조업 생산이 감소 수출과 설비투자가 줄어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특히 포항의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경우 건설, 조선 등 철강 수요업계의 저성장과 중국 철강업체의 저가 수출 공세로 국내시장 수요 대부분이 잠식 당하면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각종 경제전망 조사에서 경기 회복세는 둔화되나 향후 경기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현장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낮다. 여기에 포스코 수사까지 겹쳐 많이 힘들다.”
_포스코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부탁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 대구지검 포항지청을 방문해 수사를 빨리 마무리해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서울에서 수사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려운 지역 사정이 전달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포스코 그룹을 둘러싼 여러 가지 수사가 마무리되고 기존 투자된 사업들이 빠른 시일 내 재정비돼 다시 한 번 포스코가 지역 경제 발전에 큰 기둥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_포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포항의 강점이자 국가기반 산업인 철강 산업의 재도약이 최우선 과제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신소재 고품질 제품 생산, 원가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 경제 우위 선점으로 경쟁력 확보가 급선무다. 한편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개통한 KTX 포항 직결선의 경제 파급 효과를 잘 활용해 지역 산업 다변화를 위한 기업 유치 및 우수한 인재유입에도 노력할 것이다. 포항시가 적극 추진하는 전기자동차 관련 기업 유치에도 협력해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포항은 구룡포 해맞이 공원, 동해안 최대 어시장인 죽도시장, 포항운하 등 매력적인 해양 관광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관광상품을 널리 알려 철강산업에 편향된 지역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문화관광과 산업이 균형 잡힌 명품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다.”
_포항 상의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데 관심이 많다던데.
“상의 회비 납부율이 많이 떨어진다. 경기가 어려운 탓도 있지만 회원들이 상의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83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상의 회장으로서 기업 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 수렴하고 회원업체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업은 과감히 중단할 계획이다. 회원업체 권익증진과 지역 기업의 고도성장 지원을 통해 창조도시 포항 건설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상공회의소는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포항의 유일한 경제단체다. 본연의 역할과 기능 잘 살려 대정부 건의나 진정사업, 상공진흥사업 등을 통해 지역 기업 모두 강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회원 상호간 소통과 화합을 통해 기업인의 역량을 결집하고 신뢰받는 상의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약력
▦대구 청구고 졸업 ▦영남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건설회사 해광공영 대표이사 ▦해광기업 대표이사 ▦대한설비건설협회 중앙회 제9대 부회장 ▦대구지법 포항지원 조정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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