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김기태 KIA 감독은 몇 번이나 불펜을 쳐다봤다. 두산과의 시즌 3번째 맞대결이 열린 26일 잠실구장. KIA 5번째 투수 한승혁은 3-2로 앞선 8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9회말에도 연거푸 볼만 던져 1사 1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기태 감독은 급하게 몸을 풀던 윤석민의 상태를 잇따라 체크했다. 마침내 OK 사인이 떨어지자 2번 정수빈 타석, 볼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에서 윤석민을 등판시켰다.
서둘러 올라온 윤석민은 초구 직구를 볼로 던졌다. 스트라이크존을 한 참 벗어나 타자의 방망이가 미동도 하지 않았다. 1사 1ㆍ2루, 타석에는 두산 간판타자 김현수였다. 하지만 윤석민은 김현수를 3루 땅볼로 돌려세운 뒤 8회말 대주자로 나온 4번 정진호마저 중견수 플라이로 간단히 처리했다. 전날 경기 8회 1사 1루에서 등판해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에도 2⅔이닝(투구수 33개)을 2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된 것과 흡사한 분위기였다.
윤석민은 연장 10회, 11회, 그리고 12회말까지 등판했다. 맞혀 잡는 피칭으로 12회 1사까지는 완벽했다.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었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정진호에게 우중월 3루타를 얻어 맞았다. 오재원을 고의4구로 내보내며 1사 1ㆍ3루 위기가 됐다. 윤석민은 여기서 대타 유민상을 얕은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했지만, 중견수 김호령의 송구를 포수 이홍구가 뒤로 빠뜨리며 3-4로 뼈아픈 패전 투수가 됐다. 3⅓이닝 2피안타 1실점, 투구수는 35개였다. '90억원 팔'의 호투를 돕지 못한 야수들의 수비였다.
사진=KIA 윤석민.
잠실=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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