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가 여도중학교를 폐교하고 그 자리에 사립 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는데 대해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주철현 여수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으로 추진된 사립외고 설립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수시 봉계동 교육특구 조성을 위한 한마음 추진위원회는 26일 “공립 초등학교 유치와 여도중학교 폐교 반대에 동의하는 주민 2,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시와 시의회에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마음 추진위는 “봉계동 지역은 오랜 기간 초등학교 통학문제로 불편을 겪어왔는데 또 아무런 대안 없이 멀쩡한 중학교까지 없애면 아이들의 등교 문제는 더 심각해 질 것”이라며 “여도초와 여도중을 공립화해 존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여도중 폐지는 교육청과 협의가 되지 않았고, 여도중을 운영하는 여도학원과도 최종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주 시장이 불도저식 행정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특히 주민들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을 예상해 관련 자료를 요구했으나 시장은 이에 대한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4년 개교한 여도중학교는 여수산단 입주업체가 공동으로 설립한 여도학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시는 여도중을 폐교한 뒤 그 자리에 시설비 170억원을 투입해 사립외고를 설립, 2017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설립자금 170억∼200억원과 연간 운영비 40억원의 재원마련에 어려움이 따른 데다, 여수지역 교육·시민단체가 설립 계획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주민들까지 반발하고 나서면서 차질이 예상된다.
여수시는 신규 부지에 사립외고를 지으면 500억∼6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인근의 여천초를 없애고 외고로 전환하는 방안은 또 다른 반발이 예상돼 여도중 폐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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