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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방해하는 성조숙증, 일찍 자고 운동 많이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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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방해하는 성조숙증, 일찍 자고 운동 많이 해야

입력
2015.04.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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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이전에 사춘기 증상 나타나

어린이 6만명 이상 성조숙증 진단

성장판 일찍 닫혀 '최종 키' 작아

주요 원인은 비만과 영양과잉

숙면 등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

아이들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 성장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의사와 한의사들은 “요즘 아이들은 키가 작아서가 아니라 사춘기가 너무 빨라서 문제”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작은 키 보다도 성(性)조숙증이 성장기 아이들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빨라진 사춘기’는 국내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사회문제가 됐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성적으로 완성된 육체를 정신적인 면이 미처 따라가지 못함에 따라 부문별한 성생활과 원치않는 임신, 정신적인 방황 등 사회문제가 생겨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외신 보도를 통해 들려 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성조숙증으로 진단 받은 어린이는 2009년 2만1,712명에서 2013년 6만6,395명으로 4년 새 3배 넘게 늘었다.

성조숙증은 성호르몬이 여아의 경우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분비, 사춘기 징후가 일찍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에 따라 여아가 만 8세 이전에 가슴멍울이 잡힌다거나, 남아가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발달했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성조숙증 발생에는 병적 원인에 의한 성호르몬 분비 이상, 가족력, 비만과 영양과잉, 환경호르몬 노출 등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조숙증 발생은 여아가 남아보다 10배 정도 많다. 하지만 병적 원인 등 증상의 상태에서는 남아가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

박승찬(맨 왼쪽) 하이키한의원 원장은 성조숙증 치료법과 관련해 "일찍 잠자리에 들고,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등 바른 생활습관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하이키한의원 제공
박승찬(맨 왼쪽) 하이키한의원 원장은 성조숙증 치료법과 관련해 "일찍 잠자리에 들고,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등 바른 생활습관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하이키한의원 제공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급성장기를 거치기 때문에 키가 무럭무럭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최종 키’는 정상적으로 사춘기를 거친 아이들보다 외려 작아질 수 있다. 사춘기를 1년 빨리 시작하면 최종 키가 평균 5cm 작아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성조숙증은 때론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성조숙증에 따른 급격한 신체 변화가 또래의 관심을 끌면서 따돌림을 받거나 사회생활 부적응을 부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성조숙증 치료에서는 원인 질병을 찾는 것이 먼저다.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특발성)에는 모든 아이들을 치료하지는 않는다. 치료는 성인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진행이 빠른 경우,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경우에 한한다. 보통 성선자극 호르몬분비 호르몬 유사체를 약 한 달 간격으로 주사한다.

이런 가운데 한의학적 처방으로 초경을 늦춤으로써 성조숙증 치료에 효과를 봤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성장치료 전문 하이키한의원(박승찬 대표원장)은 2006년 1월~2014년 5월 8년 4개월 간 만 8~10세 전후 여자 어린이 481명에게 한약을 처방한 결과 1년 이상 초경을 지연하고 키도 크게 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이 한의원은 인진쑥과 율무, 강황을 비롯한 10여 종의 천연 한약재로 만든 한약과 자체 개발한 성장촉진 신물질(KI-180, 특허물질)을 병행 처방, 초경지연과 성장치료를 동시에 겨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키한의원이 치료 전후의 성호르몬 분비 변화를 조사한 결과, E2(Estradiol)는 16.53pg/㎖에서 34.78pg/㎖로, 난포자극호르몬(FSH)은 2.77mIU/㎖에서 4.59mIU/㎖로, 황체형성호르몬(LH)은 0.69mIU/㎖에서 3.85mIU/㎖로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발달 속도의 20% 정도에 그치는 수준으로, 초경 지연 기간이 1년 이상이라는 게 한의원 측 분석이다. 조사결과, 전형적인 성조숙증 증상을 보인 아이들(68명)의 평균키는 125.3㎝, 비만도는 102.2%, 부모의 키는 171.7, 158.1㎝로 나타나, 가족력과는 관련이 없었고, 비만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됐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은 아동비만과 관련, “성조숙증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 가운데는 운동을 잘 안 하는 경우가 유독 많다”며 “심폐기능이 잘 발달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심지어 심호흡조차 힘들어하는 아이도 있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조숙증은 병적 원인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또래들보다 사춘기 징후가 1~2년 일찍 나타나는 ‘조기 성숙’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게 의사들 진단이다. 이런 조기 성숙의 원인은 생활습관, 환경오염, 식습관 등과 관련이 깊다. 경제 여건이 좋아져 이전 세대보다 더 편리한 삶을 사는 요즘 아이들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열량은 과도하게 섭취하는 반면 활동량은 부족하다. 이 때문에 비만 아동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서는 약만 먹어서는 안 되며 생활습관 개선이 따라야 한다. 박 원장은 “성조숙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일수록 학업 스트레스가 크고, 잠을 늦게 자거나 깊은 잠을 못 자는 경우가 흔하다”며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토록 하는 등 바른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송강섭기자 eric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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