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 탄력…비자금 사용처 추적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5일 성 전 회장의 최측근인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를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수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상무는 경남기업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이 기업 본사 등을 처음 압수수색한 지난달 18일 전후로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이용기(43)씨와 함께 비자금 조성 및 사용처 내역 등이 담긴 주요 자료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오기 전 회사 자금과 관련한 주요 서류를 숨겼으며, 압수수색 이후에도 범죄 혐의의 중요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을 가려내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22일 참고인으로 소환돼 성 전 회장의 금품 로비와 관련한 조사를 받던 중 혐의가 드러나 23일 새벽 긴급체포됐다.
그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혐의를 일부 시인하면서도 성 전 회장이 시켜서 한 것일 뿐 이를 주도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씨도 23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다 같은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며, 25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와 이씨는 십수년간 성 전 회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며 정치권 일정을 관리한 '심복'으로 꼽힌다.
이번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박 전 상무가 구속됨에 따라 금품 로비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은 이미 박 전 상무 등이 빼돌린 비자금 내역서 일부를 확보해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박 전 상무를 상대로 비자금 사용처와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다른 주요 문서의 보관 장소를 계속 추궁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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