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사한 류사오치 전 주석 장녀 밝혀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실각돼 감옥에서 숨진 류사오치(劉少奇) 전 중국 국가주석의 큰딸이 “문혁은 시대가 만든 비극”이라며 “아무런 원한도 없다”고 밝혔다.
류 전 주석의 장녀 류아이친(劉愛琴ㆍ88ㆍ사진)은 최근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문혁 시기 가족들이 수난을 당한 것에 대해 원한이 없느냐는 질문에 “누구를 원망하겠느냐”며 “원한도 증오도 없다”고 말했다.
류사오치는 1959년 마오쩌둥(毛澤東)에 이어 신중국의 두 번째 국가주석이 됐지만 문혁이 시작되며 ‘반(反)마오쩌둥 실권파의 수령’으로 몰려 모든 공직을 박탈당한 뒤 69년 감옥에서 최후를 맞았다. 장남 류윈빈(劉允斌)과 류윈뤄(劉允若) 등 두 아들도 문혁 기간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류아이친도 홍위병들에게 허리를 제대로 못 쓸 정도의 모진 구타를 당했다. 더군다나 류아이친은 남편과도 이혼해야 했다. 그럼에도 류아이친은 “이미 마음이 많이 담담해졌다”며 “모두 지나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후손들이 정치에서 멀리 떠나 평범한 생활을 하며 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집권한 뒤 80년 류사오치의 명예는 회복됐다. 39~49년 소련에서 생활한 류아이친은 최근 주중 러시아 대사관에서 승전 70주년 기념 훈장도 받았다. 이 자리에는 마오쩌둥의 딸 리민(李敏ㆍ79)도 참석,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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