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8강전 제2국
백 박정환 9단 흑 이태현 5단
장면 2 백이 △로 상변에 침입했을 때 가장 일반적인 응수는 참고1도 1로 마늘모 하는 것이다. 백이 2로 받으면 3의 두 칸 벌림이 협공을 겸하게 돼서 안성맞춤이다. 그게 싫어서 백이 손을 빼면 반대로 흑이 2로 밀어가는 게 무척 두터운 자리다.
그러나 실전에서 이태현은 바로 1로 붙이는 수를 택했다. 매우 실전적인 수법이다. 사실 이 수는 2부터 8까지 백을 저절로 튼튼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약간 악수의 의미가 있지만 이태현은 그보다 좌상 일대를 확실히 크게 장악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백이 14를 두기 전에 먼저 12, 13을 선수 교환한 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수순이다. 그냥 참고2도 1로 두면 2로 껴붙이는 수가 따끔하다. 일단 집으로도 크고 백 대마 전체가 아직 완생이 아니어서 상당히 신경 쓰인다.
14까지 실전진행은 상변에 침입한 백돌이 알기 쉽게 안정돼서 별 불만이 없다. 반면 흑은 좌상쪽을 집으로 굳혔지만 대신 오른쪽 흑의 두터움이 빛을 잃으면서 오히려 A의 단점이 크게 부각됐다. 결과적으로 초반 진행은 백이 약간 기분 좋은 흐름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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