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낯선 전남 어촌 마을이
"생태관광도시" 국제적인 명성
관광객 매년 30만명 이상 찾아
도시 전체를 생태공원으로 조성
내달 1일 팡파르… 문화공연도 다채
나비의 날갯짓 여파는 엄청났다. 전남 함평 땅에서 벌어진 ‘나비 혁명’ 이야기다. 중국의 베이징에서의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미국 뉴욕에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 효과’가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바로 함평의 땅에서.
‘함평 고구마 사건’ 말고는 특별히 그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공장도 관광자원도 없는 함평에서 우연찮게 시작한 함평나비축제가 대박을 터뜨렸고, 지역 전체가 생태관광지로 거듭나게 됐다. 나비를 통해 얻은 청정 무공해의 이미지는 지역 특산물에 값으로 따지기 힘든 고급 브랜드를 붙일 수 있게 됐다.
나비라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함평은‘생태관광도시’ ‘친환경농업군’ 등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으며, 매년 30만명 가량이 나비축제를 보기 위해 함평을 찾고 있다.
생태도시로 거듭난 함평은 이제 나비 말고도 멸종위기종 황금박쥐, 희귀 곤충과 희귀 식물, 전세계의 다양한 뱀, 갯벌체험관, 습지공원 등을 내세우며 생태관광객을 불러오고 있다. 나비축제장에 한정됐던 생태관광지도 지역 전체로 확대됐다.
함평의 생태관광지는 크게 3곳을 꼽을 수 있다. 함평엑스포공원과 함평자연생태공원, 함평양서ㆍ파충류생태공원 등이다.
함평나비축제가 처음 시작한 건 1999년이다. 매년 봄이면 함평은 축제의 도시로 변했다. 함평은 매년 개최하던 나비축제와 함께 2008년에는‘미래를 만드는 작은 세계’라는 주제로‘2008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했다.
이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함평읍에 조성된 74만4,569㎡ 규모의 함평엑스포공원에는 화양근린공원, 함평생태습지공원, 황금박쥐생태전시관 등이 들어서있다. 사계절 푸른공원으로 조성된 함평엑스포공원은 봄에는 유채, 꽃양귀비, 안개초 등이 만개한 가운데 함평나비축제가 열리며, 여름철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물놀이장이 운영되고, 가을에는 국화향기 그윽한 국향대전행사장으로 운영된다.
함평군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황금박쥐가 발견된 곳이다. 엑스포공원 내 황금박쥐 생태관에는 순금 162㎏으로 만든 황금박쥐상이 전시돼 있다.
반달가슴곰 관찰원도 있고, 연못 주변에 수변관찰 데크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버드존에는 잉꼬새 먹이주기체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돼 있다.
함평군 대동면에 지난 2006년 개원한 함평자연생태공원도 생태관광객이라면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나비곤출표본전시관, 한국춘란분류관, 나비곤출애벌레생태관, 반달가슴곰 관찰관 등이 괴석원, 생태녹지섬, 수련원, 정크아트조각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함평 양서ㆍ파충류 생태공원은 전국 최초 양서ㆍ파충류를 주 소재로 지어진 공원이다. 2013년 8월 개관한 이 공원은 195억원을 들여 신광면 학동로(85,000㎡)에 지상 2층과 별관으로 조성됐다. 1층은 한국관, 체험관, 교육정보실, 포육치료실, 2층은 사막관, 정글관, 주제영상관, 별관으로 아나콘다관, 거북관이 있다.
전시관에는 국내 30종 국외 59종 등 총 89종 66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누룩뱀, 능구렁이,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실뱀, 도마뱀, 장지뱀, 참개구리 같은 토종 양서ㆍ파충류들과 함께 은사하라 살모사, 악질방울뱀, 사막뿔도마뱀, 초록아나콘다, 노란아나콘다, 킹 코브라, 비단뱀 등 외국의 희귀 동물들도 볼 수 있다.
함평의 생태공원은 단순한 관람에 머물지 않고 어린이들에게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어 가족나들이에 안성맞춤이다.
함평을 생태도시로 날갯짓을 하게 만든 함평나비축제가 5월 1일 개막한다. 안병호 함평군수는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조사한 전국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높인 축제에 함평에서 열리는 함평나비축제와 국향대전이 1,2위를 차지했다”고 자랑했다. 이처럼 함평나비축제는 전국 수많은 축제들 중에서도 봄 축제로는 단연 으뜸으로 평가 받는다.
함평나비축제는 또 세계축제협회에서 2011년 4개 부문 금상 수상, 2012년 7개 부문 수상 등 2년 연속 피너클어워드를 수상했다. 또 2012년에는 함평군이 세계축제협회로부터‘세계축제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달 1~10일 함평엑스포공원에서‘나비와 함께 풍요롭고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26개 체험행사, 13개 기념행사, 42회 문화예술 공연으로 구성됐다.
함평의 상징나비인 호랑나비를 비롯해 24종 15만 마리의 나비가 날마다 화려한 군무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어린이들이 토끼, 새끼 멧돼지, 닭 등을 열심히 쫓고, 부모들은 목청껏 아이들을 응원하면서 가족의 화합을 다지는‘가축몰이 체험’도 큰 인기다. 젖소목장 나들이, 미꾸라지잡기 등 다양한 가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 마술사들이 운영하는‘카멜롯의 마법학교’, 세계 유명 관광지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세계문화 체험 거리’ 등은 이번에 새로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문화예술 공연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4일에는 가수, 탤런트, 연주자가 참여하는 함평뮤지션 한마당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5일 어린이날에는 한마당 잔치 및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7일에는 제4회 오당 안동숙 미술대회를 개최, 9일엔 국악인 명창 신영희 씨를 비롯해 일본, 중국, 몽골, 티벳 등 아시아의 민속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밖에 평일 1~2개, 주말 3~4개의 다양한 공연이 축제장 곳곳에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는 지역 특산품과 지역 먹거리 매출에도 지대한 역할을 한다. 지난 2013년에는 함평천지한우, 추악의 장터, 할머니 장터, 농축특산물 판매장 등에서도 매출 20억여원과 직거래 계약 등으로 큰 소득을 올렸다. 이처럼 축제로 인해 경제적 파급효과는 300억원대로, 군민에게 실질적으로 소득이 돌아가는 축제를 만들고 있다.
안 군수는“나비축제는 아이와 부모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갖춰져 있다”며 “즐거운 가정의 달에 함평나비대축제에 오셔서 가족 모두가 행복한 추억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평=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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