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는 13회 봉황대기 우승을 비롯해 전국대회에서만 15번 패권을 차지한 명가다. 또 선동열(전 KIA 감독), 이종범(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최희섭, 서재응, 김병현(이상 KIA) 등 헤아리기 힘들 만큼 무수한 선수를 배출한 스타의 산실이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주목 받지 못했다. 최근 전력이 두드러지게 약해졌다는 게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분석이었다. 변수를 들자면 그런 전통을 대물림한 후배들의 자부심과 경험, 조직력이다.
23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제43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2회전에서 광주일고를 16강까지 올려 놓은 일등공신은 선제 3점홈런을 친 3학년 내야수 유승현이다. 유승현은 제물포고와 경기에 3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0-0으로 맞선 3회 상대 선발 배근용을 우월 3점홈런으로 두들겼다.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 비록 경기는 연장 10회 승부치기(6-5 광주일고 승)로 끝나 유승현의 홈런은 결승타가 되지 못했지만 경기 초반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한 한 방이었다. 유승현은 최대 고비로 여겼던 경주고와의 1회전에서도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이날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유승현은 3회 홈런에 이어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우전안타를 추가하며 네 번의 타석에서 세 번이나 출루해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김선섭 광주일고 감독은 “유승현이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2경기 연속 어렵게 승리한 만큼 16강부터는 경기력이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 우승까지 도전해보겠다”고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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