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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문 열고… IS, 국가처럼 점령지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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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문 열고… IS, 국가처럼 점령지 통치

입력
2015.04.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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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 누구나 병원서 치료

여성도 15세까지 학교 교육 허용

임대료·빵값 낮추며 친서민 행보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피해 라마디에서 빠져 나온 피난민들이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알슈르타 지역 모스크에 마련된 피난처에 모여 있다. 알슈르타=AP연합뉴스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피해 라마디에서 빠져 나온 피난민들이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알슈르타 지역 모스크에 마련된 피난처에 모여 있다. 알슈르타=AP연합뉴스

이슬람국가(IS)는 더 이상 무장단체 수준이 아니다. 마치 영토를 가진 국가와 같다. IS가 운영하는 버스는 IS의 사실상 수도인 시리아 락까와 이라크의 모술, 까임을 넘나든다.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을 건널 때 별도 절차는 필요하지 않다. CNN은 21일 IS가 하나의 국가처럼 점령 지역 주민들을 통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이 입수한 에이멘 알타미미 이스라엘 헤르츨리야대 중동포럼 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이라크 모술을 점령한 IS 지도부는 점령지역 주민들이 하루 빨리 안정적이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랐다. IS가 모술을 점령한 지 네 달 만에 모술대의 수업을 재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IS 점령 이전과 같은 교수와 강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이들은 ‘IS의 법’을 알기 위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배워야 한다. 또 일부 커리큘럼은 금지됐다. 민주주의 정치사상 호텔경영 관광학 고고학 과목들이다.

IS가 고고학을 금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IS는 이슬람이 역사에 등장하기 이전의 시대를 ‘자힐리야 시대’ 즉, 무지의 시대라고 여기고 이 시기의 공예품들은 이슬람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우상숭배로 변질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IS는 호텔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해 해당 지역의 호텔들은 모두 문을 닫거나 주민들의 거주 용도로만 임대하도록 한 상태다.

IS 보건부가 운영하는 병원에는 부상당한 IS 대원들은 물론 아픈 사람이면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병원은 규모가 꽤 크다. 산부인과 건강관리실 백신접종팀 등이 소속돼 있다.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과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는 부문이다.

파키스탄에선 탈레반이 무슬림 여성을 불임으로 만들려는 미국의 계략이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소아마비 백신접종을 거부하도록 이슬람교도를 감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을 공격해 이 지역 소아마비 발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AFP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지난해 소아마비 발병 건수는 306건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11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백신접종 사업을 이용해 파키스탄 어린이들의 유전자 표본을 수집한 사실이 드러난 사건도 주민들이 접종을 꺼리는 원인이 됐다.

IS와 탈레반의 차이는 교육에서도 나타난다. 탈레반은 모든 여성의 교육을 금지하지만 IS는 여성이 15세가 될 때까지는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S가 극악무도한 테러집단이라는 사실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친서민 친환경 정책도 있다. IS는 코란을 인용해 부동산 소유자가 임대료를 낮춰 임차인의 짐을 덜어주도록 하고 있다. 시리아를 점령 후엔 제일 먼저 빵 값을 낮췄다.

알타미미는 “IS는 정권을 잡고 나서 자신들을 이전 통치자보다 훨씬 공정한 정권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빵 값과 임대료를 낮추면서 주민들의 인기를 얻고 자애로운 정권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S는 또 환경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해 폭발물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한편 IS는 오락에 대해 엄격하다. 테이블축구는 허용되지만 돈을 걸어서는 안 된다. 또 사람을 연상시키는 얼굴이나 머리를 한 조각물은 게임에 사용할 수 없다. 우상숭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는 “체스와 당구, 다른 현대의 게임들이 무슬림에 유익하진 않지만 만약 이런 오락 활동이 종교적 의무를 소홀하게 하지 않는 한 해도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알타미미는 “이런 각종 규제는 IS 통치전략”이라며 “추종자들에게 자신들의 권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적으로 박식함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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