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Word Play (재미있는 말)
‘FedEx’ 택배 아저씨가 소포를 남기며 ‘Hey, bae’라고 인사를 한다. 또 다른 택배사 ‘UPS’의 아저씨는 옆 집 아주머니를 보고 ‘Hi, mama’라고 인사한다. 이것만 보면 이들은 교과서에서 배운 점잖은 호칭은 쓰지 않고 요상한 말을 사용하는 것이 분명하다. ‘Bae’라는 말은 젊은 남자가 여자에게 치근거릴 때 혹은 애칭으로 ‘sweetie, honey’의 뜻으로 baby, babe, bae, bay처럼 사용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Bae’ 같은 용어는 젊은 층에서 baby나 sweetie 등보다 거부감이 적은 말인데 본래 10대 흑인들이나 도시 청소년들이 사용하던 boo, shorty 등에서 발전한 것이다. 애인 뿐 아니라 아주 친한 친구를 칭할 때 boo, bb, my babies, bestie 등으로 부르는 식이다.
이런 말은 90년대 이후 더욱 많아졌다. 일부에서는 ‘Hey, Vanna’처럼 TV game show에 나온 말을 잠시 쓰기도 한다. 이들은 교과서나 회화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말이고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넘지 못할 한계로 느껴지기도 한다. ‘Hey, girl, how YOU doing?’이라고 말을 거는 것은 잘못하면 성희롱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영어권 문화에서는 한국 사회처럼 과민하게 받아들이는 여성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boy, young man, young lady, son, gramps 등을 호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남녀 사이가 애정 관계로 발전할 때 쓰는 말이지만 민감한 사람에게는 듣기 유쾌한 용어가 아니다.
비록 honey, sweet heart, dear같은 말이 전통적으로 애정을 표현하거나 교사가 어린 학생에게 친근감을 표시할 때 사용되지만 이를 강하게 거부하는 사람도 많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lady라는 호칭이나 young lady, 미국 남부에서 여자들끼리 ‘See you later, miss lady!’ ‘See you later, lady!’라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도 역시 모두 조심해야 할 어구들이다. 어떤 사람은 ‘Young Lady’는 어른이 십대 소녀들을 존중해준다는 의미에서 부를 때나 거부감이 없을 뿐 그 외의 경우에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쇼핑 몰에서 중년의 안내원이 다가오는 할머니에게 ‘Good morning, young lady’라고 말하는 것 혹은 ‘Miss Judy’ ‘Miss Patsy’ 등으로 호칭하는 것은 일종의 유머고 애교다. 나이와 상관없이 지나가는 아주머니를 ‘아가씨’라고 부르면 사실이 아님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처럼 영어권 국가에서도 young lady라는 호칭을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웨이터들이 곧잘 사용하기도 한다. 경찰이 숙녀를 지칭할 때 ‘ma’am’이라고 부르는 것도 의도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경칭으로 해석한다.
‘장애자’를 한 때 handicapped라고 했다가 나중에 ‘Differently Abled’라는 용어로 대체되고 지금은 ‘Disabled’가 널리 쓰이는 것 역시 결국 사회 정서를 감안한 호칭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어떤 말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시대의 통념과 문화 정서 요소와 관련이 깊다. 올바른 호칭 사용은 언제나 주의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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