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극 ‘블러드’가 제목따라 ‘피’를 보고 쓸쓸히 퇴장했다. 방영 전 ‘지상파 최초의 뱀파이어물이다’, ‘판타지 의학드라마의 새 장을 열 것’이라는 등 제법 주목을 받았지만 연기력 논란, 과도한 설정 등 차가운 평가 속에 시청자 곁을 떠났다.
자료 상으로 보면 시청자들은 일찌감치 ‘블러드’를 떠났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블러드’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5.0%로 집계됐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풍문으로 들었소’의 12.8%, MBC ‘화정’의 10.8%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20부작으로 방영되는 동안 최고 시청률은 3회에서 기록한 6.0%다. 줄곧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가장 낮은 시청률은 3.8%로 11회와 17회, 두 번을 기록했다.
극 초반부터 빚어진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은 이같이 초라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주연 배우인 구혜선과 안재현은 극이 끝날 때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구혜선이 맡은 배역은 도도한 종합병원 상속녀인 여의사 유리타. 그는 까탈스럽고 오만한 성격을 나름대로 연구해 하이톤의 목소리와 억양을 구사했다. 하지만 과장된 말투와 어색한 표정, 심지어 목소리까지 어색하다는 지적 속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지 못했다.
안재현은 날카롭지만 말끔한 외모로 극중 뱀파이어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평가 속에 출발했다. 하지만 어눌한 발음, 표정 연기의 한계 등 연기적인 측면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블러드’는 불치병 환자를 치료하고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뱀파이어 외과의사의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굿 닥터’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 기민수 PD와 박재범 작가가 다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상당한 기대를 받았다. 기존 뱀파이어물과 달리 고통 받는 인간을 치유하는 내용에 로맨스까지 더했다고 알려지면서 신선한 반응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 로맨스는 남녀 배우의 부자연스러운 조화로 전개됐고, 어설픈 컴퓨터 그래픽과 개연성 없는 구성때문에 결국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심재걸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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