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4,000억원↑…기술금융 활성화 정책 영향
올 1분기에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빌려준 돈이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정부가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을 앞세워 장려하는 것이어서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522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506조9,000억원)보다 15조4,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08년 2분기 19조3,000억원 증가한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은 올 1분기 중 15조8,000억원 늘었는데 이중 대부분을 중소기업이 차지해, 대기업은 4,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중소기업 대출은 2013년 한 해 동안 26조6,000억원 늘었고 2014년엔 33조5,000억원 증가했는데 올 1분기에만 작년 증가분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월별 증가폭을 보면 1월 4조4,000억원, 2월 4조9,000억원, 3월 6조1,000억원으로 점차 커지고 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1월 3조5,000억원 늘었으나 2월엔 1,000억원 감소했고, 3월엔 2조9,000억원이 줄어들어 부진한 편이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는 일부 은행이 변경된 기업구분 기준을 적용한 데다가 법인세 납부수요와 기술신용대출 확대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은 우수 기술을 갖고 있으나 담보와 재무 여력이 부족한 기업이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작년 하반기부터 은행권에 기술금융을 확대할 것을 독려했다. 기술에 기반을 둔 신용대출을 잘 해주는 은행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는 등 당국이 기술신용대출 확대 정책을 편 것이다.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고,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쉬운 편이어서 은행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김인구 한은 시장총괄팀장은 “중소기업은 항상 자금수요가 많다”며 “최근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것은 기술금융 확대 등 정책적인 원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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