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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해외 판매가 내수 처음 앞질렀다

입력
2015.04.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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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 작년비 20% 증가

해외 판매 430만톤> 국내 422만톤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 이름값

고부가 철강 제품 판매 늘고

고객사 중심 솔루션 마케팅 덕

선박·에너지 강재 판매량도 급증

포스코의 해외 판매가 사상 처음 국내 판매를 앞질렀다. 해외 판매로 더 많은 이익을 내면서 명실공히 세계적 기업의 틀을 갖추게 된 셈이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매출 6조7,880억원, 영업이익 6,220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7.8% 감소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판매 급증으로 영업이익은 20.1% 증가했다. 1분기가 전통적으로 철강판매의 비수기지만 포스코는 최근 4년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쟁격화 및 검찰수사의 영향으로 포스코 실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지만 이를 말끔히 씻어낸 셈이다.

포스코의 1분기 실적 가운데 의미 있는 수치는 해외 판매다. 포스코의 1분기 해외판매량은 430만톤으로 내수판매(422만톤)를 넘어섰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1분기만 해도 해외 373만톤, 내수 468만톤으로 국내판매 비중이 훨씬 높았지만 1년 만에 판매량이 역전됐다. 해외판매량이 내수를 앞지르기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내수에 기반해 한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포스코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상징적 기록으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해외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 해외판매 증가와 실적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2.7%에서 올해는 36%로 증가해 사상 최고기록을 세웠다.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실속 있는 장사를 한 셈이다.

포스코가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데는 제품개발 초기부터 고객사에 철강 종류를 제안하고 공동 연구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 마케팅’이 자리잡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도요타와 GM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로부터 우수 공급회사로 선정됐다. 도요타로부터 올해의 우수공급사상을 2년 연속 수상한 해외 철강사는 포스코가 유일하다. 중국 최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업체인 ‘창청’으로부터도 해외 철강사 중 유일하게 연구개발 품질상을 수상했다.

포스코의 초고강도 강재와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한 르노자동차의 컨셉트카 ‘이오랩(Eolab)’도 이달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오랩은 포스코의 경량화된 고강도 강판 3개가 적용된 자동차로 차량 무게를 400kg이상 줄여 연비를 크게 향상시켰다. 쌍용자동차의 소형 SUV인 ‘티볼리’의 인기몰이에도 포스코의 솔루션 마케팅이 한몫 했다. 모델개발 초기부터 차체에 적용할 철강 종류를 제안하고 협의한 끝에 티볼리 차체의 72%를 가볍고 충격에 강한 고장력강을 적용했다.

선박과 에너지 강재에서도 솔루션 마케팅의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인증 받은 ‘BCA 보증 후판’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공급하기로 했다. 2014년 이후 계약된 대형 컨테이너선은 국제선급협회 규정에 따라 BCA 보증 후판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포스코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E40’ 강재는 최대 100㎜ 두께로 극한 환경에서도 깨지지 않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1분기 솔루션 마케팅과 연계한 포스코의 판매량은 47만톤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포스코는 솔루션 마케팅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세계 주요 판매거점 23곳에 기술서비스센터(TSC)도 설치했다. TSC에서는 솔루션 공동개발, 기술지원, 품질인증, 현지맞춤형 서비스제공 등으로 고객사 요구를 해결하고 있다. 포스코는 내년까지 글로벌 TSC를 31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객사의 주문에만 따르는 수동적 판매전략보다 품질과 마케팅, 기술을 융합한 토탈서비스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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