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23.3% 점유… 4개국선 1위
UAE 두바이서 대리점 대회 열어
'현대' 브랜드 덕 건설도 반사이익
원재료 철강재까지 시너지 효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 건설 철강 등 3가지 사업을 위주로 중동 시장 확대에 나섰다. 시장 분위기도 밝다. 지난 2일 이란 경제제재 조건부 철회 관련 합의문에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 독일 등 6개국이 서명하면서 1970년대에 이은 ‘제 2차 중동 붐’ 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중동 붐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자동차다. 이를 반영하듯 정의선 부회장이 20일부터 23일까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열리는 ‘전세계 대리점 대회’에 참석해 행사를 직접 챙겼다.
전세계 대리점 대회는 현대차가 해외 법인 및 대리점과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2001년부터 격년으로 여는 행사다. 주로 한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략적 중요 지역에서 개최됐는데 올해는 중동이 무대가 됐다.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대리점 사장단 등 120개국에서 300여명이 참석해 현대기아차의 미래비전과, 중장기 상품ㆍ판매전략 등을 공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중동에서 대리점 대회를 여는 이유는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동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이스라엘,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주요 12개국에 32만7,951대, 기아차는 19만4,529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덕분에 중동지역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23.3%로 2위에 올랐다.
특히 이스라엘ㆍ요르단ㆍ시리아에서 현대차가, 이라크에선 기아차가 시장 점유율 1위를 굳혔다. 현대차는 이란 핵 협상이 올해 타결되면 12년 만에 각종 경제 제재가 해소되면서 이란을 향한 자동차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덕분에 ‘현대’가 중동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부상하면서 현대건설도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재 사우디, UAE, 쿠웨이트 등 중동 6개국에서 원자력발전소, 항만, 고속도로 등 22조원 규모의 30여개 건설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이 핵 협상 타결 이후 하반기에 사회기반시설(SOC)과 가스ㆍ석유 플랜트 건설에 1,600억달러(174조원)를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져 전망이 아주 밝다.
대규모 건설사업이 늘어나면서 필요한 철강은 현대제철이 공급한다. 현대제철은 UAE 원전에 필요한 원자력 철근 등 고부가가치 철강재 29만톤을 수주해 2011년부터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여기 그치지 않고 수요가 많은 중동의 송유관, 정유시설, 발전소용 에너지용 강재 등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락 등 올해 중동시장 공략이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자동차, 건설, 철강 등 3대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앞세워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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