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휴대폰서 지폐 동영상 발견
은행 직원의 실수로 10배 많은 금액을 환전 받고도 이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해 온 고객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보기술(IT)업체 대표 이모(51)씨에 대해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일 서울 강남구 한 은행에서 한화 500만원을 싱가포르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로 100달러짜리 지폐 대신 1,000달러짜리 지폐 60장을 건네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은행 측은 정산과정에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 곧장 이씨에게 연락해 반환을 요구했지만 이씨는 “은행에서 돈을 받은 뒤 액수를 확인하지 않고 봉투에 넣었고, 그 봉투도 분실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의 휴대폰을 압수해 삭제된 자료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1,000달러짜리 지폐가 봉투에 담긴 사진과 이씨가 수십장의 1,000달러를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 보이는 동영상을 발견했다.
이씨는 경찰이 제시한 지폐사진 등은 은행에서 받은 돈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싱가포르 출장 중 한 호텔에서 만난 지인이 개인금고에 보관하던 싱가포르 돈을 보고 호기심에 촬영한 것”이라며 “환전 사건에 연루된 것이 생각나 관련 사진을 지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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