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에서 보험과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예금은 금리가 낮아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주식투자는 불안해 하는 심리가 반영된 탓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가계의 금융자산 2,885조8,000억원 가운데 보험과 연금이 909조6,000억원으로 31.5%를 차지했다. 보험과 연금은 2011년 말 619조7,000억원에서 이듬해 말 717조1,000억원, 2013년말 812조4,000억원으로 연간 약 100조원씩 불어나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보험과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말 28.5%에서 작년 말 31.5%로 3.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가계가 점점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시대에 금융상품 수익률이 떨어지자 절세형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예금은 단기상품을 중심으로 금액이 늘긴 했지만 총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예금에 넣어둘 이유가 없어진 탓이다.
단기 저축성 예금은 2012년 말 501조3,000억원에서 작년 말 565조9,000억원으로 늘었지만 비중은 20.0%에서 19.6%로 0.4%포인트 떨어졌다. 장기 저축성 예금도 같은 기간 379조원에서 390조6,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비중은 15.1%에서 13.5%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주식(거주자 발행주식 및 출자지분)은 428조9,000억원에서 448조1,000억원으로 늘었지만 비중은 17.1%에서 15.5%로 1.5%포인트나 내려갔다. 경기 부진의 장기화에다 상장사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가 몇 년째 박스권에 머물면서 투자 메리트가 사라진 때문이다. 주가 부진으로 환매수요가 몰린 투자펀드는 2012년 말 110조1,000억원에서 작년 말 106조원으로 금액이 줄고 비중도 4.4%에서 3.7%로 낮아졌다. 그나마 채권은 안정적이고 금리하락(채권값 상승)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155조1,000억원에서 183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비중도 6.2%에서 6.4%로 상승했다.
공성율 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보험상품은 절세 혜택까지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니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낮아져서 주식 같은 고위험 상품보다는 저위험 중위험 상품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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