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선 “‘무한도전’은 MBC와 상관없이 돌아간다”는 말들이 많다. MBC의 부침과 무관하게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벌어들이는 수익도 많아 “MBC를 먹여 살리는 ‘무한도전’”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무한도전’이 MBC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있는지를 방증하는 수식들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 따르면 ‘무한도전’의 광고 단가는 지난 5년간 가장 비싼 단가인 1,126만5,000원 선을 유지해왔다. 현 방송법상 방송 프로그램 광고는 전체 방송시간의 10%를 초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방송분량이 90분인 ‘무한도전’ 은 최대 9분까지 광고를 붙일 수 있다. 15초짜리 광고를 최대 36개까지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광고가 매번 완전히 판매(완판) 되기에 회당 4억554만원 가량의 수익이 생기는 꼴이다. 한 달이면 16억2,216만원, 1년이면 194억6,592만원의 광고수익을 얻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번 주 지상파 방송의 광고총량제를 도입해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무한도전’의 수익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전체 방송시간의 10%를 초과할 수 없던 기존 광고 규제가 평균 15%, 최대 18%까지 확대된다. ‘무한도전’으로선 최대 약 16분까지 광고가 가능해져 많게는 64개의 광고를 붙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무한도전’은 광고총량제 도입 후 회당 7억2,096만원, 한 달에 28억8,384만원, 1년이면 약 340억원에 이르는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 MBC로서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고 최고의 보물단지일 수 밖에 없다.
돈만 벌어들이지 않는다. ‘노블리스 오블리주’까지 실천하며 추락하는 MBC의 위상을 떠받치고 있다. 지난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공개한 ‘최근 4년(2010년~2014년 9월)간 MBC 기부금 현황’ 자료를 보면 ‘무한도전’은 달력과 음원 판매 등으로 번 27억3,500여만원을 기부했다. MBC 전체기부금(45억8,800여만원)의 약 60%에 해당한다. 일개 프로그램이 ‘국민 예능’으로서 좋은 모범을 보이며 부모라 할 수 있는 방송국(MBC)보다 더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뿐만 아니다. 요즘 ‘무한도전’은 ‘부모’의 체면까지 이래저래 챙겨주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8일 ‘무한도전’의 식스맨 특집은 막말로 파문을 일으킨 장동민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끌었는데 정작 더 주목을 받은 건 출연자들의 방송 종료 장면이었다. 어두운 계열의 정장을 맞춰 입은 출연자들이 모두 노란 리본을 달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기렸다. 이런 모습은 MBC가 그 동안 보여온 세월호 참사에 대한 태도와 달라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KBS와 SBS의 주요 뉴스 앵커들은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노란 리본을 달고 희생자를 추모했으나 MBC는 이런 분위기에 동참하지 않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무한도전’이 외부의 비판에 귀를 막고 있는 MBC 안에서 자생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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