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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타이어 3사 ‘상하이 분투’가 속쓰린 곳은

입력
2015.04.2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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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사진) '2015 상하이모터쇼' 행사장인 상하이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넥센타이어 부스. 넥센타이어 제공/2015-04-20(한국일보)
뒤끝사진) '2015 상하이모터쇼' 행사장인 상하이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넥센타이어 부스. 넥센타이어 제공/2015-04-20(한국일보)

‘109대 7.’

20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상하이모터쇼’와 지난 12일 폐막한 ‘서울모터쇼’의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모델 수입니다. 그나마 서울모터쇼의 월드 프리미어 7종은 죄다 국산차였습니다.

이 숫자만 봐도 상하이모터쇼와 서울모터쇼의 위상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국내 유일 국제모터쇼이고, 상하이모터쇼가 미공인이란 차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160만대 규모인 우리 자동차 내수시장과 2,400만대를 넘는 세계 최대 자동차 대국 중국과 비교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이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는 상하이모터쇼를 바라보면 속이 불편할 겁니다. 서울모터쇼에는 줄줄이 불참한 ‘타이어 3사’(한국ㆍ금호ㆍ넥센타이어)가 상하이에서 일제히 부스를 마련해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고 있으니까요.

20일 개막한 '2015 상하이모터쇼' 한국타이어 부스에 미래형 타이어 등이 전시돼 있다. 한국타이어 제공
20일 개막한 '2015 상하이모터쇼' 한국타이어 부스에 미래형 타이어 등이 전시돼 있다. 한국타이어 제공

국내 타이어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독일 포르츠하임(Pforzheim) 대학과 공동 개발한 콘셉트 타이어와 공기를 주입하지 않는 미래형 타이어 ‘아이플렉스(iFlex)’를 공개했습니다. 포르쉐 마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공급하는 신차용 타이어들도 전시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5개의 전시존을 구성해 10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배우 이민호와 함께 금호타이어의 중국 TV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중국 여배우 류이페이(劉亦菲)도 부스를 찾아 분위기를 달궜습니다.

넥센타이어는 친환경 식물성 오일로 제작한 타이어 등을 전시했고, 관람객 이목을 끌기 위해 레이싱 모델들의 K팝 댄스 공연과 포토 타임 등도 열 계획입니다.

이처럼 상하이에서는 공을 들이는 타이어 3사이지만 서울모터쇼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 꽤 오래됐습니다. 한국타이어는 1999년과 2002년, 금호타이어는 1999년과 2011년 딱 두 번씩 참가했습니다. 넥센타이어는 아직 서울모터쇼에 ‘명함’을 내민 적이 없습니다.

올해도 조직위는 타이어 3사를 모터쇼로 불러들이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불참 이유는 “내수시장이 한정돼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 “모터스포츠 등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는 게 효과적이다” 정도로 요약됩니다.

‘대륙 여신’이라 불리는 여배우 류이페이가 20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금호타이어를 소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제공
‘대륙 여신’이라 불리는 여배우 류이페이가 20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금호타이어를 소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제공

타이어 3사의 서울모터쇼 외면에 대해 자동차 업계의 시각은 갈립니다. 타이어업계 매출 중 국내 비중은 20% 수준이라 해외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타이어도 자동차의 중요한 부품이고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니 자동차산업 발전에 일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실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에서 타이어는 ‘자동차 제조업’에 속하지 않고 ‘고무제품 제조업’으로 분류되지만 자동차의 중요한 구성품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케팅 역량을 어디에 집중하느냐는 전적으로 기업의 자유입니다. 타이어 3사의 불참은 서울모터쇼의 깜냥이 ‘그 정도’ 밖에 안 된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해외 바이어와 취재진이 우르르 몰려 오는 산업전시회가 아닌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해외에서 볼 수 있는 우리 기업들의 혁신적인 타이어 기술을 서울모터쇼에서 접할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김용근(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서울모터쇼 조직위원장은 서울모터쇼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타이어 3사가 2017년 서울모터쇼 참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부디 2017년에는 이 말이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타이어 3사에게는 국내시장에 대한 애정을, 서울모터쇼조직위에 대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산업전시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대합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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