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도 철거 안했는데…
전남도 새마을회 행사 빈축
세월호 참사 1주년 추모 열기가 식기도 전에 전남도청에서 가수를 동원한 축하공연이 펼쳐져 민원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축하공연이 펼쳐진 전남도청 1층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있어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새마을회는 20일 오전 11시 전남도청 김대중 강당에서 제5회 새마을회의 날 기념식 및 ‘숲 속의 전남’참여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전남지사와 도의원, 새마을회 소속 회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숲 속의 전남 참여 선포식은 민선 6기 전남도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숲 가꾸기 사업에 새마을회가 적극 나설 것을 다짐하는 자리다. 22개 시ㆍ군 지회는 이 자리에서 숲 돌보미 사업의 하나로 ‘1 지회, 1 숲 가꾸기 운동’을 약속했고, 오는 22일 ‘새마을의 날’을 자축하는 행사였다.
하지만 도청 직원들이 근무 중인데다 민원인들이 발길이 잦은 시간에 남녀 초청 가수 2명이 부른 성인가요 노래 소리가 청사 내에 쩌렁쩌렁 울려 펴졌다. 공연이 펼쳐진 도청 1층에는 세월호 분향소가 아직 남아있고 세월호 추모기간이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축하공연이 펼쳐져 민원인은 물론 직원들까지 어리둥절하게 했다.
축하공연은 30여분간 펼쳐졌고 일부 참석자들은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민원인 김모(52)씨는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해야 할 오전 이른 시간에 강당의 문도 닫지 않은 채 음악이 나와 도청인지 공연장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며 “세월호 참사 1주년 추모 열기가 남아있고 분향소가 눈앞에 보이는데 축하공연을 펼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신중치 못한 행동이다”고 비난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새마을회가 22일 새마을의 날을 기념하고 본 행사에 앞서 등록 시간에 회원들의 지루함을 덜기 위해 축하공연을 한 것으로 안다”며 “행사 비용은 민간경상비 보조방식으로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김종구기자 sor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