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가동 앞둔 당진발전소 시운전
실내 저탄장·밀폐형 이송설비 설치
탄가루 줄여 친환경 발전소 변신
제어실 건물도 따로 지어 소음 줄여
충남 당진시 석문면에 국내 최대 발전용량을 자랑하는 1,020㎿급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섰다. 발전 용량이 기존 화력발전소의 두 배가 넘어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다. 12월 가동 예정인 이 발전소는 독특한 실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 위한 친환경적 발전소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19일 운영사인 한국동서발전에 따르면 15일 첫 점화 후 시운전을 시작한 당진 9호기는 석탄 저장공간인 저탄장을 건물 내에 마련하고, 중앙제어실도 별도 건물로 지었다. 보통 주 건물 안에 제어실을 두고, 건물 바깥에 저탄장을 마련해 탄 가루가 날리는 일반 화력발전소와 정 반대 시도를 한 것이다. 석탄을 원료로 쓰는 국내 70곳의 화력발전소 가운데 이런 식의 실내 저탄장을 둔 곳은 당진 9호기가 처음이자 유일하다. 9호기의 저탄장과 제어실은 내년 6월 가동을 위해 건설 중인 당진 10호기가 함께 사용한다.
실내 저탄장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보통 화력발전소의 저탄장은 외부에서 석탄을 들여오기 편하도록 실외에 둔다. 따라서 석탄을 나를 때 탄 가루가 사방으로 날리고 소음이 발생해 환경 오염 및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래서 최근 미국이나 유럽의 많은 화력발전소들은 탄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저탄장을 실내에 마련한다. 동서발전은 이를 표본 삼아 당진 발전소의 약 6만㎡ 부지에 비행기 격납고처럼 생긴 실내 저탄장을 건설 중이다. 즉, 저탄장 건물을 따로 지은 뒤 지붕을 덮어 탄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마련한 저탄장 건물에 30일 이상 발전할 수 있는 석탄 60만톤을 저장할 수 있다.
저탄장 뿐만이 아나다. 저탄장에 쌓아놓은 석탄을 발전소 내 보일러까지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식 이송설비도 탄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지붕을 덮어 밀폐형으로 만들었다. 그만큼 이송설비가 외부로 노출돼 탄 가루가 날리고 소음이 심한 다른 발전소보다 깨끗하고 조용하다. 이 같은 밀폐형 이송설비는 현재 영흥과 여수 화력발전소에도 설치돼 있다.
당진 9호기가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발전소 심장부인 제어실을 별도 건물로 분리한 점이다. 이를 통해 근로자들을 괴롭히던 소음과 진동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기존 발전소는 모두 제어실을 핵심설비가 있는 주 건물 내부에 설치했다. 그렇다 보니 터빈 등 발전설비들과 매우 가까워 근로자들이 늘 소음과 진동에 시달렸다. 기존 제어실 내부 소음은 대략 65dB이다. 일상 대화를 나눌 때 목소리 크기의 소음이 업무 중 계속 들리는 것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당진 9호기 제어실은 운영 과정을 떨어져서 원격 조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근로자들이 저소음 무진동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발전기술도 기존 화력발전소보다 향상됐다. 화력발전은 보일러에서 화석연료를 태워 물을 끓인 뒤 여기서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다. 물이 증기로 변할 때 압력과 온도가 높을수록 발전 효율이 올라간다. 당진 9호기는 기존 발전소보다 압력과 온도가 매우 높다. 발전 효율의 향상 또한 석탄 소모를 줄여 친환경으로 연결된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당진 9호기의 경우 기존 국내의 당진 5~8호기, 태안 7?8호기, 보령 7?8호기, 하동 7?8호기보다 발전 효율이 약 0.6%포인트 향상됐다”며 “연간 11만톤의 연료와 3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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