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봉황대기(1983년) 우승을 포함해 전국 대회만 무려 15번을 제패한 ‘호남의 자존심’ 광주일고는 이번 대회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뚜껑을 연 광주일고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고, 중심에는 팔방미인 최승훈(3년)이 있었다.
최승훈은 19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경주고와의 1회전에서 타석에선 결승홈런을 치고, 마운드에선 승리투수가 되는 ‘원맨쇼’를 펼쳐 팀을 2회전에 올려 놓았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최승훈은 팀이 3-3으로 동점을 허용한 7회 1사 후부터 투수로 변신했다. 선발 김현준에 이어 등판한 최승훈은 2.2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경주고 타선을 2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그리고 자신의 승리투수 기록을 스스로 만들었다. 3-3이던 9회말 1사 1루에서 그는 상대 투수 김표승을 우월 끝내기 2점홈런으로 두들겼다. 북 치고 장구 친 최승훈의 활약을 앞세워 광주일고는 5-3으로 승리했다.
좌투좌타인 최승훈은 팀에서 왼손 에이스 역할과 4번 타자를 겸하는 특급 선수. 지난해 전국대회에서도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3개를 터뜨릴 만큼 초고교급의 파워를 자랑한다. 김선섭 광주일고 감독은 “투수와 타자 모두 재능이 뛰어난 선수지만 진로를 한 가지로 정해야 하는 프로에 가면 파워를 썩히기 아깝다”며 타자로 대성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경기를 지켜 본 최재영 kt 스카우트 차장은 “프로 구단들의 유력한 지명 후보다. 오늘 자신의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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