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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장 딸, 아버지 상대 무인텔 행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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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장 딸, 아버지 상대 무인텔 행정소송

입력
2015.04.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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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퍼지자 업체 대표 사임

측근으로 교체 '속임수' 비난

부인도 이사 등재 사실 드러나

주민들 "시장이 속였다" 분통

이건식 전북 김제시장의 딸이 무인텔 건축 불허가 처분에 불복해 김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불거진(본보 6일자 기사보기) 가운데 부인도 무인텔 건축에 참여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소문이 확산되자 딸은 자신이 맡고 있던 숙박업체 법인대표를 측근으로 바꾼 뒤 소송을 계속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19일 김제시에 따르면 A숙박업체 등은 지난해 7월 김제 용지면 부교리의 왕복 4차선 국도변 1만여㎡ 밭에 숙박시설을 짓기 위해 김제시청에 건축허가신청을 냈다. A업체 등은 2~4층, 연면적 450~655㎡ 규모의 무인텔 6개 동을 지어 속칭 ‘러브호텔’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A업체는 지난해 6월 무인텔을 짓기 위해 숙박업과 임대업, 부동산개발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확인결과 이 시장의 딸이 이 업체의 대표이사, 부인 남모씨와 B고등학교 김 교사 등이 이사를 맡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제시는 지난해 9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해당 부지의 경우 상수도와 하수처리시설, 진입도로가 설치되지 않는 등 개발행위 허가요건이 충족되지 않은데다, 주민들도 무인텔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딸은 지난해 10월 8일 즉각 시를 상대로 건축불허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당시 주변에서는 시장 가족이 무인텔 건축에 관여하고 있다는 풍문이 돌았다. 소문이 번지자 시장 부인은 지난해 9월 30일, 딸은 같은 해 10월 13일 법인 이사와 대표직을 각각 그만두고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했다. 하지만 새 대표와 이사들이 부인의 측근들로 채워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여전히 시장 가족들이 뒤에 숨어서 소송에 관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제시의 한 직원은 “문제의 숙박업체 이사들이 이 시장의 부인과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이라는 것은 시청 안팎에선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표이사 교체는 겉모양만 바꾼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이 시장은 딸의 무인텔 건축허가신청을 불허한 부서 책임자를 돌연 전북도청으로 강제 파견시켜 ‘보복성 인사’ 논란을 빚어왔다. 시청 주변에선 건축 인ㆍ허가담당 과장의 이례적인 인사조치가 시장 가족의 무인텔 건립과 무관치 않다는 뒷말이 파다했다. 이 와중에 딸에 이어 부인까지 무인텔 건립에 참여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무인텔 건립을 반대해온 인근 주민들은 “부인과 딸이 러브호텔 짓는 사실을 이 시장이 몰랐을 리 없다”며 “그 동안 시장이 주민들을 철저히 속여 왔다”고 분개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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