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시절 국정원 불법도청 수사 경험
박근혜정부의 실세들이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해외순방중인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총괄해야 할 이완구 총리는 거센 사퇴 요구에 직면해 있다. 2005년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 주임검사로 전직 국정원장 2명을 기소해 ‘불도저 검사’로 불린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이 총리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_야당은 이번 사안을 ‘친박게이트’로 규정했고, 실제로 여당 내 친박계와 비주류의 입장도 좀 달라 보인다.
“글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현 시점에서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고 구분해 접근하는 건 별로 옳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친이가 어디 있고 친박이 어디 있나.”
_박근혜 대통령은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해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이 총리 스스로의 결단이 필요하다. 총리라는 직책의 막중함을 생각하면 정치적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본인은 깨끗하고 당당할 수 있지만 그 지위와 역할로 볼 때 대통령과 정부와 여당에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_이번 사태와 관련해 곧바로 특검으로 가자는 입장인데.
“이번에 거명된 인사들 대부분이 박근혜정부 탄생의 공신들이다. 검찰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럴 바엔 칼을 한 번에 제대로 뽑아서 정리해야 한다.”
_특검 준비에만 한 달 이상이 소요되는데다 특검 무용론도 상당하다.
“그간 내 입장도 특검 무용론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검찰 수사 후에 특검이 진행됐는데, 사실 이 상황에서 특검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처음부터 특검으로 바로 가면 이전까지와는 다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_유승민 원내대표가 천막당사 시절 수준의 쇄신을 얘기했는데.
“사법적으로 유ㆍ무죄를 떠나 부정부패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면 총선ㆍ대선은 치르나마나다. 혹여 무죄가 나더라도 집권당의 핵심 당사자들이 집단으로 의혹을 받고 있다는 자체가 진짜 심각한 문제다. 모든 걸 다 바꿀 정도의 쇄신이 필요하다.”
▦박민식 의원은
외무고시에 이어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특수부 검사로 일하다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18대 총선 때 정형근 의원을 제치고 부산 북ㆍ강서갑 공천을 받은 뒤 19대까지 연이어 금배지를 달았다. 초선 의원 때 ‘화학적 거세법’의 국회 통과를 주도해 화제가 됐다. 현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이자 정치개혁특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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