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산고의 2학년 외야수 정수근은 프로야구 두산 출신의 ‘쌕쌕이’ 정수근과 동명이인이다. 177㎝, 74kg의 체격까지도 현역 시절 정수근과 닮았다. 4년 연속 도루왕(1998~2001년)에 올랐던 정수근처럼 주루 능력도 좋아 팀 타선에서 테이블세터(2번)를 맡고 있다.
정수근이 수렁에 빠질 뻔한 팀을 극적으로 구해냈다. 정수근은 17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제4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부산정보고와 1회전에서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때려 3-2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정수근은 첫 두 타석에서 외야플라이로 물러났지만 6회 세 번째 타석과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각각 우전안타로 타격감을 끌어 올린 뒤 9회말 마지막 타석을 맞았다. 9회초까지 0-2로 패색이 짙은 9회말 선두타자 7번 김성수가 사구로 반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1사 후 8번 박유연과 9번 오윤교의 연속 좌전안타가 터져 1점을 만회했다. 계속해서 도루와 고의4구로 만든 1사 2ㆍ3루에서 정수근은 깨끗한 좌전안타로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 들였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동산고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가 환호했고, ‘대어’를 낚을 뻔했던 부산정보고 선수들은 허탈하게 주저 앉았다. 정수근은 역전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동산고의 구세주가 됐다. 최재영 kt 스카우트 차장은 “특급 선수로 분류되진 않지만 여러 모로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금광옥 동산고 감독은 “정수근의 한 방이 아니었으면 자존심을 구길 뻔했다”면서 “원래 타격에는 재능이 있는 선수다. 수비 능력만 조금 보완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한편 금 감독은 이날 고전한 이유에 대해 “부산정보고가 지난해 12월 창단한 신생팀이라 전력 분석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반면 상대는 우리의 장ㆍ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수비 시프트 등을 철저하게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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