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을 정치판에서 버틴 노 정객이 요양을 위해 한 시골마을에 머문다. 신문조차 들어오지 않는 오지 마을 사람들은 유명 정치인의 신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짐짝 취급을 한다. 분을 참지 못한 정객은 미개한 마을을 선진화해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사유재산 개념도 없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계급부터 인식시키려 한다. 이후 마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스라엘의 유명 풍자소설가인 에프라임 키숀은 우화 같은 사연을 통해 정치의 해악을 꼬집다. 노 정객이 무지렁이 이발사에게 읍장이라는 감투를 씌어주자 마을 사람들은 권력의 맛에 빠르게 빠져들었고 마을은 변화의 물결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읍장 자리를 놓고 주먹다짐도 서슴지 않게 된다. 정치에 대한 풍자뿐 아니라 권력을 향한 인간의 덧없는 탐욕에도 비판의 칼을 들이미는 저작이다. 역자가 정치학 박사에 2선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삼인ㆍ432쪽ㆍ1만4,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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