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참모들 다 물리고 만나"
수행비서 "기사는 사무실 안 들어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4월 4일 이완구 국무총리와 독대했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이 총리 측근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사건 당일 독대를 목격했다는 운전기사의 주장을 수행비서가 반박하면서 진실 규명은 검찰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 총리의 운전기사로 4개월 간 일했던 윤모씨는 16일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4월4일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독대를 했다”며 “참모는 다 물리고 만났고, (성 전 회장과 이 총리가 독대할 때) 성 전 회장 수행비서와 대화를 해 당시 상황이 더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이 총리가 ‘당시 사무실에 기자들과 사람들이 많아 독대는 불가능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기자들이 그 정도로 많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당시 이 총리의 수행비서였던 김모 비서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윤씨와 전화를 했는데, 나에겐 그날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녹취도 했다”며 “윤씨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비서관은 “당시 이 총리와 나는 1분1초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며 “보통 기사들은 사무실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성 전 회장 수행비서가 왔다 하더라도 나랑 이야기하지 운전기사랑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을 만났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며 “검찰에서 (윤씨와) 대질신문을 하던 거짓말 탐지기를 쓰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리도 이날 “성 전 회장을 독대한 적 없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3,000만원이 담겼다는 비타500 박스가 차 트렁크에 실려 있는 것을 봤다”, “비타500 박스에 테이핑이 돼 있었지만, (박스 무게를 봤을 떄) 안에 담긴 게 음료수가 아닌 것은 직감했다”는 진술들을 쏟아내고 있어, 의혹은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성 전 회장 측근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끝나는 대로 윤씨와 김 비서관 등 이 총리의 측근들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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