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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휴직 올해 5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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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휴직 올해 56% 늘었다

입력
2015.04.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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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편견 줄고 정책 지원 강화로 1분기 879명… 갈수록 증가 추세

수도권 거주 대기업 종사자가 다수, 만족감 높아

아직도 회사ㆍ상급자 눈치가 부담, 전체 육아휴직의 5%에 못미쳐

경기 고양시에서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종사하는 30대 김모씨는 2008년 첫째, 2011년 둘째 아이를 얻은 직후 1년씩 육아휴직을 했다. 2008년엔 “빈자리를 채울 사람이 없다”며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회사 대표도 두 번째 육아휴직을 신청할 때는 “육아휴직급여와 대체인력채용을 정부가 지원해준다. 재충전하고 와서 다시 힘써 달라”며 선뜻 허락해줬다.

야근과 잦은 회식으로 육아에 소홀했던 김씨의 삶은 이후 가정에 온전히 편입됐다. 두 아이의 간식 준비, 놀이, 청소, 설거지를 도맡았다. 실직한 것으로 착각한 이웃이 위로의 말을 건넬 때도 있었지만 그는 “아이들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김모(39)씨가 2012년 5월 둘째를 낳은 후 같은 해 11월 육아휴직을 선택한 이유도 “가족과 함께 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작은 딸이 처음으로 말한 단어가 ‘아빠’였을 정도로 아이들과 친밀도가 높아졌다. 가족의 변두리에서 머물다 이제야 제자리를 잡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부부 공동육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남성 육아휴직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전체 육아휴직자 대비 5%에도 못 미치는 현실은 넘어야 할 과제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879명으로 전년도 1분기(564명)보다 55.9% 늘었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절반 이상(64.8%)은 수도권에 거주했고, 기업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대기업(54.3%) 비율이 높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종사자(218명), 출판ㆍ방송통신ㆍ정보서비스업(122명), 도ㆍ소매업(94명) 순이었다.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 김종호 서기관은 “사회적 분위기가 변하고 있고, 정책적 지원도 강화돼 남성 육아휴직은 매년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5년간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010년 819명에서 2011년 1,402명, 2012년 1,790명, 2013년 2,293명, 2014년 3,421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는 육아휴직자에게 통상임금의 40%(월 50만~100만원)를 월급으로 지원하고, 육아휴직 근로자 1명당 대기업에 10만원, 중소기업에 20만원씩 매월 지급한다.

그러나 ‘남성이 무슨 육아휴직이냐’는 성 편견은 여전하다. 충남의 한 스크린골프업체에서 일하는 이모(34)씨는 “연차도 어렵게 쓰는 마당에 육아휴직은 사실상 금기어”라며 “남자직원 중 육아휴직을 쓴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2013년 한국노총이 남성 조합원 28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8%가 ‘회사ㆍ상급자ㆍ동료 눈치가 보여 육아휴직을 쓰지 못한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변의 시선에 대한 부담도 크다. 2013년 1년 동안 육아휴직했던 정모(37)씨는 “이웃 주민들이 백수로 생각하는 것 같아 신경 쓰일 때가 많았고, 회사 복귀 후 인사상 불이익을 받진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홍승아 연구위원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선 최대 100만원까지인 현행 육아휴직급여 액수를 높여 현실화하고, 육아휴직 기간의 일부는 반드시 남성이 쓰게 하는 의무할당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아휴직시 스웨덴은 소득의 80%, 독일은 67% 수준까지 지원한다.

김종호 서기관은 “육아휴직으로 발생한 업무공백을 메울 대체인력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제도와 인식개선 활동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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