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 전쟁에 참전한 영국인이 자국 정부가 수여한 훈장을 우리 정부에 기증한다. 외국인 참전용사가 평생 가슴에 달아온 훈장을 한국에 기증하는 것은 처음이다.
16일 보훈처에 따르면, 영국인 윌리엄 스피크먼(88)씨는 20일부터 5박6일 일정을 한국을 찾는다.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4개국 출신의 6ㆍ25 참전용사와 가족 등 85명을 보훈처가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맞춰 스피크먼 씨는 영연방 최고의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한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스피크먼 씨는 6ㆍ25 때 이등병으로 참전해 1951년 11월 4일 임진강 지역 ‘후크 고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당시 6명의 동료병사와 함께 몸을 던져 수류탄 공격을 감행했다. 이 전투에서 다리를 심하게 다친 그는 이듬해 영국으로 돌아갔다가 3개월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전장에서 싸우는 투혼을 보였다.
그의 무공을 인정한 영국 정부는 최고 등급의 훈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을 받은 6ㆍ25 참전용사는 4명에 불과하다.
스피크먼 씨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지킨 한국에 대한 사랑의 표시”라며 “죽어서도 후크 고지에 묻히기를 소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훈처는 그의 훈장을 부산에 있는 유엔평화기념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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