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예상대로 막내의 첫 시즌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kt는 지난 11~12일 목동에서 넥센을 만나 창단 첫 승과 함께 2연승을 달렸지만, 14~15일 연거푸 두산에 발목을 잡혔다. 이 기간 외국인 투수 필 어윈, 우익수 김사연이 부상까지 당해 조범현 kt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다.
역사적인 홈 첫 승을 할 찬스가 없던 것도 아니다. 14일 경기 1회말 1사 1ㆍ3루, 2회 1사 2ㆍ3루 등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kt였다. 상대 선발도 5선발 진야곱으로 해볼 만 했다. 하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경기 중반부터 일방적으로 끌려 다녔다. 답답한 조 감독은 결국 15일 경기에 앞서 두 장의 카드를 과감히 꺼내 들었다. 연장 12회 접전 끝에 역전패 했어도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수석코치 교체, 일본인 타격 코치도 2군 코치로
14일까지 14경기를 치른 kt가 경기 당 평균 뽑아낸 점수는 2.93점이었다. 외국인 타자 마르테가 타율 3할9리에 3홈런 10타점을 수확했지만 지원군이 없었다. Kt 타선은 득점권에서 타율이 1할8푼1리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1할 대였다. 팀 타율도 2할2푼9리로 꼴찌였다.
조 감독은 기본적으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를 메우기 위해 타자들이 한 가지 구종만 노리고 들어가는 노림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현 코칭스태프 체제로는 쉽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코칭스태프 보직을 과감히 변경했다. 기존의 황병일 퓨처스리그 감독과 이광근 1군 수석 코치가 자리를 맞바꿨고 이시미네 1군 타격 코치도 퓨처스리그 타격 코치로 이동했다.
조 감독은 “경기 중 상대 투수들을 보고 대응이 잘 돼야 하는 데 그런 부분에서 부족했다. 황 수석과 이숭용 타격코치가 분담을 해 타자들이 조금 더 집중력 있게 공격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아울러 “지금 상황에서는 이것저것 다 시키기보다는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경기 중 상황에 따른 노림수가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례적인 라이브 배팅 훈련, 2군 선수들 전력 피칭
조 감독은 훈련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15일 경기 전 이례적으로 라이브 배팅 훈련까지 했다. 라이브 배팅은 짧은 거리에서 날아오는 배팅볼 훈련과는 다르게 투수가 실전처럼 마운드에 서 공을 던진다. 구종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100% 힘으로 던지는 것도 차이점이다.
조 감독은 이날 훈련을 위해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2명의 투수를 호출했다. 군산상고 출신의 좌투수 조현우, 속초상고 출신의 오른손 투수 강혜성이다. kt 타자는 너나 할 것 없이 배팅 케이지 안으로 들어 갔다. 정타가 나오든 말든, 긴장감 속에서 훈련을 했다. 상대 팀 두산 관계자는 “김성근 한화 감독이 종종 이런 훈련을 정규시즌에도 한다. 오랜만에 라이브 배팅 훈련을 본다”고 말했다.
◇적중한 카드, 결과는 뼈아픈 역전패
바뀐 환경 탓인지 kt 타선은 15일 모처럼 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선발 외국인 투수 시스코는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타자들이 힘을 냈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 받은 찬스에서 적시타가 쏟아졌다.
1회초 2점을 먼저 내준 kt는 1회말 곧장 동점을 만들었다. 1사 2ㆍ3루에서 4번 마르테의 중견수희생플라이, 6번 김상현의 우월 2루타가 터졌다. 2-3이던 4회에는 김상현의 좌월 솔로포,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이대형이 2루수 땅볼로 타점을 올렸다. 김상현은 5회말 무사 1루에서도 중월 투런포를 폭발해 최근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 났다. .
하지만 마무리 장시환이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 놓고 무너졌다. 연장에서도 심재민이 12회 김현수에게 결승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땅을 쳤다. 그래도 두산을 벼랑 끝으로 내몰며 전날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조 감독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 모두가 잘했다”고 경기 후 소감을 남겼다.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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