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산업 분야 부진한 탓 커
청년 실업률 15년 만에 최고
지난달 대졸 실업자 수가 역대 최초로 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인력을 흡수할 고부가가치 산업이나 신산업 분야가 부진한 탓으로 풀이된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졸(전문대졸 포함) 실업자 수는 50만1,000명으로 올해 1월(37만8,000명)과 2월(48만1,000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 3월(46만2,000명)이나 2013년 3월(42만1,000명)보다 급등한 규모로, 지난달 대졸 실업자 수는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99년 이래 가장 많았다.
2000년 29만3,000명에 불과했던 대졸 실업자 수는 2010년 39만3,000명으로 10만명이 불어났다. 이후 2012년(37만9,000명) 일시적으로 줄었던 대졸 실업자 수는 이듬해(42만1,000명)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대졸 실업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굳어진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졸자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대학 진학률은 2009년 77.8%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70.9%로 낮아지는 등 최근 몇 년간 계속 내림세다. 단순히 공급 측면(대졸자 증가)에만 대졸자 취업난의 원인을 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최근 대졸 실업자가 늘어나는 주요한 원인을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 부실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가 부진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로 대졸자 고용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의 대졸자 취업난은 노동시장 부조화와 더불어 성장 잠재력 저하에서 기인한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고졸 실업자 수(44만4,000명)는 전년 동기(42만3,000명)보다 늘었지만 올해 1월(45만7,000명)과 2월(51만4,000명)보다는 줄었다.
전체적인 고용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지난달 취업자 수(2,550만1,000명)는 전년 동기 대비 33만8,000명 늘었는데 이 같은 증가 폭은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청년(15~29세)실업률은 3월 기준으로 15년 만에 가장 높은 10.7%로 집계됐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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