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무정부주의자 콜린 워드의 말처럼 ‘무단 거주(Squatting)’는 토지 소유의 가장 오래된 형태다. 소유가 아니라 점유이고, ‘형태 이전’의 상태라는 반박도 물론 가능하다. 어쨌든 그는 “우리는 모두 무단 점유자의 후손이다.(…) 인류는 근본적인 자연권 원칙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모두 훔친 땅을 받은 사람들이다”라고 주장했다.
저 사상에 기초해 무단거주를 정치적 행위의 형식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자본주의적 소유 일반에 대한 학술 연구와 재산권(특히 부동산) 정책 이슈로 삼는 이들도 있다. 정치적으로 세력화하진 못했지만, 스콰팅은 인류 역사의 시원에 뿌리를 대고 근대적 의미의 재산권 자체를 공격하고 재편하려는 가장 급진적 운동이라 주장할 수도 있겠다.
물론 운동가는 소수지만 가난 때문에 무단거주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로버트 뉴워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 약 10억 명에 달한다. 위키피디아는 ‘squatting’항목에서 지구 인구 7명 중 1명이 무단거주자라고 밝히고 있다.
1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빌딩을 무단 점유하고 살던 이들이 경찰에 의해 쫓겨나고 있다. 빌딩은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호텔로 탈바꿈될 예정이라고 한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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