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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파격적 퇴직조건 내걸었지만…

입력
2015.04.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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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최근 실시한 명예퇴직을 통해 전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약 400명을 떠나 보냈다. 그러나 당초 목표치에 미달한 숫자여서 또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특별퇴직지원제도’라는 이름의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신청 대상은 10년 또는 15년 이상 근속한 만 45세 이상 직원이었다. 조건은 퇴직금 외 별도로 80개월치 기본금 지급이었다.

당초 SK텔레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 직원의 20%인 약 800명을 내보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SK 관계자는 “고액 연봉을 받는 고참 부장들을 포함해 800명 가량을 대상으로 명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며 “이번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부장급 중에서는 퇴직금 외 1인당 3억5,000만~4억원 가량 받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경우 퇴직금 중간 정산을 몇 번 실시했기 때문에 퇴직금 수령액은 많지 않다.

하지만 결과는 SK텔레콤의 예상과 달랐다. 부장급들도 있지만 주로 과장급 이상 기혼 여직원들이 대거 신청했다. 신청 여직원들의 상당수는 남편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등 연봉을 많이 받는 직장에 다녀 미련없이 회사를 떠났다. 정작 고려 대상이었던 고참 부장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SK 관계자는 “고참 부장들의 경우 2,3년 버티면 명퇴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보수를 받을 텐데 굳이 나갈 이유가 없다”며 “그 돈으로 제 2 인생을 시작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이번 명예퇴직 프로그램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셈이어서 또 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 SK 관계자는 “적지 않은 숫자가 떠났지만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고, 대상 인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고민”이라며 “2차 명퇴 프로그램 시행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SK텔레콤 안팎에서는 여러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 명예퇴직 프로그램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일부 자회사의 경우 명퇴 프로그램 가동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SK텔레콤처럼 80개월치 기본급을 주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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