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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95% "세월호 참사, 나도 당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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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95% "세월호 참사, 나도 당할 수 있는 일"

입력
2015.04.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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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서울도서관 내 마련된 '세월호 기억 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노란리본에 적힌 메시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서울도서관 내 마련된 '세월호 기억 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노란리본에 적힌 메시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년 만에 배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왔습니다. 배를 타자마자 구명조끼와 구명선을 확인하게 됐어요.” (전남의 여고생)

“내가 될 수도 있었고 내 주변 사람들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세월호 희생자들이 대신 겪은 것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가 잊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경기의 여중생)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탑승했던 배가 침몰해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지 어느 덧 1년이 지났지만 1년 전 세월호가 침몰하는 모습을 방송 화면 등을 통해 목격했던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를 자신의 바로 주변에서 일어난 일처럼 느끼고 있었다.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산하의 참교육연구소의 ‘4ㆍ16 세월호 참사 1년 청소년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중ㆍ고등학생 4,160명 중 95%가 세월호 참사를 자신이나 자기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겪은 일처럼 느낀다’는 응답자가 1,145명(28%)에 달했고, ‘친한 친구 일처럼 느낀다’는 응답이 803명(20%),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느낀다’는 응답자도 1,894명(46.8%)이었다. 전교조는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세월호 인양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74%(3,023명)의 학생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인양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용 문제로 인양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15%(598명)였다.

설문에 응한 학생들은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인양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월급 인상, 4대강 사업 등은 자기들 마음대로 하면서 왜 이런 일(세월호 인양)에는 합의를 구하고 큰 돈 든다는 쪽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걸까요”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해서는 ‘해결된 것이 없다’는 부정적 응답이 90%에 달했다. 재발방지 대책으로 ‘전혀 해결된 것이 없다’는 학생이 2,321명(56.4%), ‘해결된 것이 없는 편’이라는 학생이 1,333명(32.4%)이었다.

일상 생활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옷, 가방, 카카오톡 프로필 등에 노란 리본을 단 적이 있다는 학생들은 73%(3,029명)였고, 세월호 진상규명 운동에 서명한 학생은 41%(1,705명), 분향소를 직접 방문한 학생은 15%(618명)였다. 한 학생은 “학교가 저녁 늦게 끝나고 주말엔 학원 스케줄로 빠듯해 추모집회나 분향소 한번 찾아갈 여유조차 없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슬픔이 빨리 잊혀지는 것 같다”며 “청소년들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홍보가 거의 되고 있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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