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가 친정인 MBC로 6년 만에 돌아온다. 오는 30일 첫 방송되는 ‘경찰청 사람들 2015’의 진행을 맡고, MBC가 기를 못펴고 있던 목요일 심야 시간대에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이경규와 MBC의 인연은 남다르다. 이경규는 30년 가까이 MBC의 대표 얼굴이었다. 1981년 MBC 개그 콘테스트로 입문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몰래카메라’ ‘느낌표’ 개그 코너 ‘별들에게 물어봐’ 등 MBC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시대를 이끈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명랑히어로’를 마지막으로 MBC와 잡았던 손을 놓았다. ‘일밤’의 오랜 부진과 뛰어든 프로그램마다 시청률 저조가 이어지면서 양 측은 훗날을 기약했다.
MBC를 떠난 이경규는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SBS에선 ‘힐링캠프’로 자리매김했다.
친정으로 돌아온 이경규의 역할은 막중하다. MBC의 고민거리인 목요일 오후 11시대를 책임질 구원투수로 정해졌다. MBC의 이 시간대는 ‘잔혹사’라고 불리울 정도로 2010년부터 6년째 저조한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 ‘헬로 이방인’ 등 철마다 프로그램의 간판이 바뀌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엔 ‘띠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선전을 펼치나 싶었지만 이태임과 예원의 막말 논란으로 흠집만 남긴 채 조용히 막을 내렸다. 현재는 케이블채널에서 방영하던 ‘천생연분 리턴즈’를 끌어다가 채우고 있다.
심사숙고 끝에 MBC는 ‘경찰청 사람들 2015’로 승부수를 띄웠다. 1990년대 범죄자 검거의 뒷얘기를 담아 화제를 모았던 ‘경찰청 사람들’을 16년 만에 부활시켰다. 여기에 이경규 카드를 활용해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시사교양 색을 희석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이경규의 목요일 밤 투입은 유재석과 ‘국민MC’간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유재석은 동시간대 KBS2 ‘해피투게더4’를 진행하며 오랫동안 시청률 1위를 지켜왔다.
이경규를 이용한 MBC의 심폐소생술이 과연 통할 것인가, 그 첫 시험 무대는 오는 30일 오후 11시 15분에 시작된다.
심재걸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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