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용 앞세워 성장 침체기 돌파
안전성 높이고 빨래하기 쉽게
대학과 협업해 신제품도 개발
10만원 훌쩍 넘어 과소비 눈총도
요즘 아웃도어 업체들이 눈여겨 보는 고객들이 있다. 부모들이 공주나 왕자처럼 키우는 자녀들을 뜻하는 골든 키즈(Golden Kids)들이다. 그만큼 부모들이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들을 겨냥해 아웃도어 업체들이 5~12세 전용상품인‘키즈 라인’ 제품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성인들을 겨냥한 고가의 아웃도어 상품들이 이제 아이들에게까지 확산되는 것이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을 감안해 쉽게 손상되지 않도록 만든 점이 특징이지만 가격들이 10만원을 훌쩍 넘어 아이들을 대상으로 과소비 바람을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업체들이 지난 10년간 연 30%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최근 제자리 걸음 중인 시장의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 바로 ‘키즈 라인’제품의 강화다. 여기에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지상파 TV의 육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것도 키즈 라인 확대에 한 몫 했다. 아이들과 캠핑을 즐기고 스포츠 활동을 하는 TV속 아빠들이 주말마다 소파에 누워 잠만 자던 30, 40대 젊은 아빠들을 아이들과 함께 야외로 불러냈다는 분석이다.
일찌감치 2007년부터 키즈 라인을 출시한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지난달‘활동과학 시스템’을 적용한 신제품을 새로 출시했다. 업체 측에 따르면 활동과학 시스템이란 어린이의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안전하고 편안하게 야외 활동을 하도록 옷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연구팀과 공동 연구하는 등 골든 키즈를 겨냥한 제품 개발에 공을 들였다.
활동과학 시스템이 적용된 옷들은 무엇보다 안전성에 중점을 뒀다. 11만~13만원에 이르는 재킷의 경우 나일론 원단을 두 겹 사용해 아이들이 넘어지거나 긁혀도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 또 허리끈을 재킷 안쪽으로 배치해 끈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했고, 비를 맞아도 재킷의 모자가 주저앉지 않도록 만들어 아이의 시야를 확보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도 지난달 골든 키즈를 겨냥한 브랜드 ‘네파 키즈’를 따로 독립시켰다. 네파는 올 하반기 백화점을 비롯해 20개의 단독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승후 네파 신규사업본부장은 “2020년까지 네파 키즈로 800억원 수익을 올리겠다”며 “한창 뛰어 노는 아이들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제품들을 더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레킹 전문용품 업체인 센터폴은 지난해 말 6~11세 골든 키즈를 대상으로 한 제품군을 정식 출시했다. 방수와 보온 기능에 특별히 신경 쓴 13만원대의 ‘블러킹 방수 재킷’이 주력 제품이다. 음식을 흘리거나 넘어져 옷이 금방 더러워지는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물빨래가 가능하고 신축성이 강한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했다. 센터폴 관계자는 “가족 단위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올해 키즈 라인 제품량을 지난해 대비 50% 늘렸고, 판매량도 100% 이상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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